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불안정한 대외 환경을 의식해 차입금을 늘려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2021년 기준)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8~2019년 비해 2020~2021년 매출액은 5.8%, 영업이익은 5.9%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26.7%, 51.3%를 각각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98개 사 매출액은 3.7%, 영업이익은 43.4% 각각 늘어나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00대 기업의 투자액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11.4%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 차이가 컸다. 전기·전자(18.0%), 정보·통신(14.4%), 의약품(8.3%) 등 코로나19 수혜를 누린 업종은 투자가 증가했지만, 유통(-85.1%), 운수·창고(-23.7%), 음식료(-20.1%) 등은 위축됐다.
100대 기업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 빚을 늘려가며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 말 기준 총차입금은 2019년 말과 견줘 9.7%(23조7000억 원) 증가했다.
전경련은 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투자·배당 지출 증가 등을 꼽았다. 2021년 말 기준 10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2019년 말보다 14조8000억 원 늘어났다. 차입금의 상당 부분이 현금성 자산 확보에 투입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재무적 부담 가중이 우려된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통화긴축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됐다”며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잘 헤쳐나가고 적극적인 투자·고용에 나설 수 있도록 선제적인 세제 지원과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