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수상택시 정류장인 산 마르코 발라레소에 있는 하종현 전시 입간판(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1993년 하 작가(왼쪽)가 서승원(가운데) 기획으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 대표로 참여했을 때 백남준과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
베니스 수상택시 정류장인 산 마르코 발라레소에 있는 하종현 전시 입간판(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1993년 하 작가(왼쪽)가 서승원(가운데) 기획으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 대표로 참여했을 때 백남준과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

국제갤러리,비엔날레 병행전
백남준과 찍은 사진 눈길끌어
이건용, 유서깊은 건물서 전시
문화도시 규제 뚫고 개최 의미


베니스=글·사진 장재선 선임기자

이탈리아 베니스의 여러 곳에서 한국 화가 하종현(86)의 전시회 광고판을 만났다. 베니스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도시로 야외광고 규제가 심해 시청의 허가를 받기가 어렵다. 이런 도시 곳곳에서 한국 화가의 전시 광고판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세계인의 일상에 우리 미술이 스며들고 있다는 증거여서 감회가 컸다.

하종현 작가 개인전은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병행 전시로 지난달 23일 개막했다. 120여 년 전통을 지닌 베비라콰 라 마사 재단이 한국의 국제갤러리, 미국 뉴욕의 티나킴 갤러리와 함께 전시장 팔라제토 티토에서 8월 24일까지 연다. 전시에는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하 작가의 화업(畵業) 역사를 담은 작품이 선보인다. 기획자인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은 “하 작가의 배압법(화면 뒤에서 물감을 밀어내는 방법)이 나오기까지의 고투 과정을 느끼게 하는 초기작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작가가 걸어온 길을 알 수 있도록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이 중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백남준과 함께 찍은 사진은 특별한 감회를 준다. 한국 대표작가로 참여했으나 한국관이 없어 이탈리아관 일부를 빌려 전시를 했던 시절이었다. 김 감독은 “오늘 우리가 여기까지 오기까지 원로 작가들이 얼마나 힘들게 노력했는지 새삼 느낀다”고 했다.

티나킴 갤러리의 티나킴 대표는 “미국 유명 수집가인 하우드 로드찹스키 부부와 마거릿 하프만 부부가 전시를 보러 왔다”며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는 전시”라며 자랑스러워했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 것은 전시를 알리기 위한 주최 측의 노력이 짐작돼서다. 전시장 주변뿐 아니라 베니스 명물인 바포레토(수상버스·택시) 정류장들에서 패널, 깃발 형태로 된 전시 광고간판을 10개 넘게 볼 수 있었다. 국제갤러리 측은 “베비라콰 라 마사 재단이 전시장을 무료로 제공한 덕분에 광고 경비 부담을 덜 수 있었다”며 “우리 미술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이건용 작가 전시 현수막이 베니스의 건물 팔라초 카보토에 걸려 있다.
이건용 작가 전시 현수막이 베니스의 건물 팔라초 카보토에 걸려 있다.

한편, 이건용(80) 작가 개인전(‘Bodyscape’)도 600여 년 역사를 지닌 건물 팔라초 카보토에서 열리고 있다. 갤러리 현대의 전시 프로젝트로 오는 7월 3일까지 진행한다. 뒤로 팔을 뻗어 그린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의 신작 20여 점과 제작과정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김재석 갤러리 현대 실장은 “일반 관객들이 굉장히 놀라며 흥미로워하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지역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어서 미술 애호가가 많이 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김 실장은 “에이전시를 통해 전시장 주변뿐 아니라 베니스의 주요 지점에 광고물을 설치했다”며 “문화유산 지역이라서 제한이 있었으나 우리 작가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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