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첫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오랜 측근 이기붕이었다. 당시 대통령 집무실이 경무대로 불렸기 때문에 경무대 비서실장으로 통했다. 제2공화국이 들어서면서 경무대는 청와대로 바뀌었고, 윤보선 대통령의 비서였던 김준하가 첫 청와대 비서실장이 됐다. 곧 정부 체제를 정비하면서 청와대 비서실도 대통령 비서실로 명칭을 공식화했고, 관료 출신 이재항이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에 발탁됐다. 이후 노무현 정부까지 29명의 대통령 비서실장이 임명됐고, 이명박 대통령 시절 대통령 비서실이 대통령실로 개편됐다가 박근혜 대통령 시절 대통령 비서실로 환원됐다. 이름을 바꿔가며 총 47명의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고유 업무가 없었던 비서실을 체계화하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18년 재임 중 3명의 비서실장을 임명했는데, 이후락·김계원 2명이 군 후배였다. 재무 관료 출신 김정렴은 1969년부터 1978년까지 재임한 역대 최장수 실장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주로 학자·관료를 뽑았는데, 7번째인 마지막 실장은 노태우 정부와의 권력 이양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정치인 김윤환을 발탁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3명의 비서실장을 임명했는데, 두 번째인 노재봉을 국무총리로 승진시켜 차기 구도 등을 둘러싼 정치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정치인 출신 비서실장을 선호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초대와 3대 비서실장에 경북 출신 김중권·이상주를 발탁해 지역 균형을 맞추려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엔 5명의 비서실장이 임명됐는데, 탄핵 등의 여파로 2명이 구속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무총리,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권력의 ‘빅 3’로 불린다. 비서실장은 장관급이지만,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해 실질적 권력은 훨씬 큰 것으로 간주된다. 한편으로는 과중한 업무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첫 비서실장으로 경제 관료 출신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발탁했다. 전두환 시절 강경식·김영삼 시절 한승수·김대중 시절 전윤철 비서실장도 경제 관료 출신이었다. 윤 당선인은 비서실에 그야말로 비서 역할만 맡기겠다고 한다. 김대기 비서실장(내정)은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