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실적 전년대비 11.6%↓ 출고 기간도 1년 가량 늘어나 수출기업 85.5% 공급망 위기
긴축경영 심리 확산 임금 동결 한국앤컴퍼니 임원임금 삭감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비 상승으로 산업계의 충격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부품대란으로 완성차 업계의 지난달 내수 판매가 줄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 타이어, 조선, 건설 등으로도 비상 경영상황이 확산하고 있다. 긴축 경영 심리가 확산하면서 임금 동결은 물론, 삭감하는 기업도 잇따라 나올 전망이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가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엠의 4월 판매 대수는 내수와 수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부족으로 공장이 50%만 가동될 때도 있을 정도로 불안정하다”면서 “올해 1월부터 판매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달 내수 판매가 줄었다. 쌍용차는 지난해 동기보다는 늘었지만, 부품난이 심각해지며 4월 내수와 수출 판매 모두 3월보다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공개된 4월 현대차 판매실적(내수+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기아는 5.8% 감소했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부품난에 더해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하는 러시아공장 가동이 중단된 영향이 컸다”면서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해외시장이 변수이긴 하나 실적이 증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품난으로 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차 출고까지 걸리는 시간도 크게 늘었다. SUV 인기모델인 싼타페와 쏘렌토의 출고 기간은 1년 2~3개월로, 1년가량 늘어났다.
타이어업계는 임금 삭감에 들어갔다. 차 생산 감소에 타이어 원자재인 천연고무 가격과 물류비가 급격히 올라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는 전 계열사의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기로 했다. 경영환경 악화에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도 임금 동결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가격 급등에 따른 후판 가격 상승으로 조선업계도 발을 구르고 있다. 가격이 급등한 원유에서 주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내야 하는 석유화학업계와 시멘트, 철강, 레미콘 등 건자재 가격이 치솟은 건설업계도 공급망 대란 직격탄을 맞았다. 수출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공급망 불안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094개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5%가 “공급망 위기로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공급망 위기가 물가상승을 초래하면서 자영업과 중산층의 가계 살림에까지 연쇄적인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콩나물 국밥집을 운영하는 박모(58) 씨는 “(식자재 인상을) 견딜 수 없어 최근 국밥값을 500원 올렸는데도 가게 유지가 갈수록 힘이 든다”면서 “연중무휴로 가게 문을 열고 버티고 있는데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