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구단 평균 타율 0.233
경기당 평균 득점 4.08 불과
팀당 홈런도 0.91개로 떨어져
직장폐쇄 등 일정 차질이 원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투고타저’가 심각하다.

USA투데이는 3일 오전(한국시간) 올해 빅리그가 역대 최악의 타격 침체에 빠졌다고 전했다. MLB의 통계사이트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 시즌 빅리그 30개 구단의 평균타율은 0.233이다. 역대 최저는 1968년의 0.237이고 이듬해부터 투수가 공을 던지는 마운드의 높이를 15인치(38.1㎝)에서 지금과 같은 10인치(25.4㎝)로 낮췄다. 마운드 높이를 낮춘 건 당시 투고타저를 조정하기 위해서였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올 시즌 팀타율은 0.181, 신시내티 레즈는 0.201이다.

올 시즌 빅리그 타격 데이터는 전반적으로 저조하다. 30개 구단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4.08이며, 최근 41년간 2번째로 낮은 수치다. 장타율은 2019년 0.435에서 2020년 0.418, 지난해 0.411로 하향 추세인데 올 시즌엔 0.370으로 뚝 떨어졌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는 올 시즌 0.678로, 1972년 이후 가장 낮다. 지명타자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올 시즌 홈런은 팀당 0.91개로 2014년 이후 가장 적으며, 2019년에 비해 35%나 줄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21경기에서 10홈런에 그친다. 반면 평균자책점은 2019년 4.49에서 2020년 4.44, 지난해 4.26, 올 시즌 3.71로 해마다 향상하고 있다.

빅리그의 투고타저에 공인구의 반발계수 조정, 수비 시프트, 타자들의 장타 선호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따라붙는다. 가장 큰 원인으론 일정 차질이 꼽힌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탓에 시즌을 단축했고 평균타율은 역대 최저타율 공동 4위에 해당하는 0.244였다. 올 시즌을 앞두곤 노사단체협약 이견을 좁히지 못해 99일간의 직장폐쇄를 거쳤고 개막은 1주일 연기됐다. 직장폐쇄 기간에 구단 훈련장 시설을 활용할 수 없어 스프링캠프는 늦게 문을 열 수밖에 없었다. 강제 휴식이었던 셈인데, 쉬는 기간이 길수록 투수가 타자보다 유리하다.

이준호 선임기자 jh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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