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임기 종료를 6일 앞둔 2022년 5월 3일은 문 대통령이 헌법 수호 책무를 저버리고 국정 시스템도 파괴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모든 민주적 규범을 무시하고 밀어붙인 검수완박 법안들에 대해, 문 대통령은 오전으로 예정됐던 국무회의를 오후 2시로 연기하면서까지 공포 절차를 서둘렀다. 대선에서 패배한 문 정권이 이렇게 ‘묻지 마 검수완박’에 나선 것은 문 대통령 임기 내 공포라는 목표 이외엔 합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그 내용과 입법 절차에서 모두 위헌·위법성이 선명하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헌법재판이 진행되겠지만, 그에 앞서 문 대통령이 정부로 이송된 법안을 처리하는 절차에도 위헌·위법성이 심각해 보인다. 권위주의 정권과 ‘제왕적 대통령’을 거치면서 취지가 퇴색하긴 했지만, 헌법에서 국무회의는 법률안 등 국정의 중요 행위에 대한 최고 심의기구로서의 위상을 갖는다.(제88·89조) 주무부서에서 반대 의견과 함께 재의(再議) 요구가 선명하게 제기된 만큼 당연히 공포를 늦추거나 국회에 재의 요구를 해야 한다. 법률안 공포 기간을 헌법이 ‘15일 이내’로 규정한 취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헛것으로 만들려 한다. 주무 장관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검수완박 반대 및 거부권 요청 의견을 적극적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고, 국무회의에 첨부 자료로만 제출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뒤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무회의는 소통이 생명” “대통령과 총리 의견이 늘 옳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국무위원들이 활발한 토론에 나서 달라”고 했는데, 이 역시 새빨간 거짓말처럼 됐다. 국가기관의 의견이 충돌할 때 당연히 개최해야 할 정부입법정책협의회도 유명무실했다. 법제처는 뒤늦게 관계부처 의견을 회신해 달라는 공문만 대검에 보냈다고 한다.

헌법상 국정 최고의 심의기구인 국무회의가 큰 타격을 입었다. 회의 시간까지 민주당에서 간섭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런 공포안에 부서하는 국무총리와 장관 처지도 딱하다. 국정 시스템을 파괴한 문 대통령의 책임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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