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공포한 것에 대해 검찰은 “참담하다”는 반응과 함께 위헌 소송 등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공개적으로 반대해 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이날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검수완박’ 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뒤 기자들을 만나 “국회는 물론 정부에서조차도 심도 깊은 토론과 숙의 과정을 외면했다”며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이 준수되지 않아 참담하다”고 말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표 제출로 총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박 차장은 “‘검수완박’ 법안의 내용 및 절차상 위헌성, 선량한 국민들께 미칠 피해, 국민적 공감대 부재 등을 이유로 재의 요구를 건의드렸으나 조금 전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 없이 그대로 의결이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차장은 “대검은 앞으로 헌법소송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하는 등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수완박’ 추진 과정이) 그다지 길진 않았지만 저희에게는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이 자리에 주저앉을 수는 없고 앞으로 남은 과정도 있으니 저희의 판단과 생각을 국민께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자는 “‘검수완박’ 입법·공포의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청문회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의견을 상세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지난달 13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직후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이 크게 고통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법안 처리 시도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며 공개 반대한 바 있다. 또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뿐”이라며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 법안 중재안에 합의하자 이에 반발해 사직서를 냈던 권순범 대구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를 올리고 “대한민국의 국격과 인권이 후퇴하는 현실이 참담할 뿐이다. 역사의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권 고검장은 “정치인들이 검찰 권한을 줄인다더니 자신들의 공직 범죄·선거 범죄를 검찰에서 수사 개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며 “경찰이 바빠서 범죄를 놓치거나 외면했다고 의심되더라도 검사는 동일성 너머 숨겨진 진실을 수사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뜬금없이 고발인의 이의 신청권을 박탈했다. 그로 인해 힘없는 고발인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라며 “종래에는 항고·재정신청 제도를 통해 법원이 최종적 사법 종결권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고발사건에서는 경찰이 법원의 권능마저 행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