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니어 재테크

연초 이후 글로벌 국채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 두 달 사이의 금리 상승 폭이 지난 한 해 동안의 상승 폭을 상회할 만큼 단기간에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성격을 갖고 있어 채권금리의 급등은 채권가격의 급락을 불러온다. 채권은 만기까지의 현금 흐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채권수익률(금리)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가격이 하락했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런 이유로 통상적으로 금리가 오를 때는 채권투자는 피하는 게 좋다. 실제로 지난 2년간은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채권 투자에 좋은 시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단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한 현재의 금리 레벨부터는 분할 매수관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향후 1년 정도의 금리 인상 경로를 거의 모두 선반영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금리 상승은 동행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채권금리가 선반영해 움직인다. 주식투자를 할 때 악재가 출현했음에도 주가가 상승하고 호재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되는데, 바로 정보 선반영의 마법이다. 이를 채권에 적용해본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5∼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50bp 인상·1bp=0.01%포인트)을 단행하는 것이 불확실성 완화 측면에서 오히려 금리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선반영의 정도는 단기 국채금리와 기준금리의 차이(스프레드)를 보고 알 수 있다. 현재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2.7% 수준으로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가 200bp 이상 벌어져 있다. 스프레드로만 보면 역사상 고점 수준으로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의 경우에도 국고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의 스프레드는 현재 150bp 수준으로 과거 평균 수치를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

채권금리의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는 또 다른 근거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정점을 지나고 있는 물가상승률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정책이 강하게 진행될수록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는 높아질 것이며 물가상승률도 연말로 갈수록 역기저 효과로 인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인플레이션 정점 확인 후 추가적인 정책 자극만 없다면 채권금리는 점차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채권에 관심을 둬야 할까. 보수적으로 본다면 3년 이하 단기채권 위주의 만기 보유 전략이 유효하다. 특히나 최근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도 과거에 비해 많이 확대돼 있는 상태라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위주로 접근해도 꽤 높은 확정 수익이 가능하다. 보다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취하고 싶다면 장기채권 투자 후 향후 금리 반락 시에 자본차익을 노려보는 전략도 해볼 만하다. 다만 장기채 투자는 금리 추가 상승 시 투자손실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철저히 분산투자 관점에서 접근하기를 권고한다.

채권금리 고점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의 금리 급등 국면을 잘 활용한다면 불확실성 확대 시기에 채권은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진혁 삼성증권 투자 컨설팅팀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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