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을 애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영화계의 발전과 세계화에 앞장 섰던 영화인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업계와 팬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강수연의 유작이 된 넷플릭스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이 날 SNS에 “한국 영화 그 자체였던 분.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넷플릭스 역시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강수연 님께서 금일 영면하셨다.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주신 고 강수연 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배우 강수연 님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후배 배우 김규리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때 저는 영화 ‘화장’으로 영화제에 참석했었다. 행사장에는 이춘연 사장님과 강수연 선배님께서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시면서 힘을 보태주셨었다. 저도 나중엔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 생각을 했다. 작년에 이춘연 사장님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드리고, 또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선배님을 보내드릴 줄은”이라며 “저희에게, 저에겐 등대같은 분이셨다. 빛이 나는 곳으로 인도해주시던 선배님을 아직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가수 윤종신 역시 SNS에 고인의 생전 사진과 함께 “편히 잠드셔요. 오랜 시간 감사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영면을 빌었다.
영화 관련 단체들도 잇따라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측은 “강수연 배우님이 세상을 떠났다. 어제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많은 분들이 쾌유를 바랐지만 오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포스터에서 밝게 웃는 배우님이 문득 생각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1966-2022”라고 추모의 뜻을 전했고, 정동진독립영화제 측은 “한국영화의 대표 배우 강수연 님이 오늘 별세하셨다. 독립영화계에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과 애정에 늘 감사했다. 한국영화의 진정한 리더이자 영웅, 배우 강수연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강수연은 지난 1969년 동양방송(TBC) 전속 아역배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드라마 ‘똘똘이의 모험’, ‘오성과 한음’, ‘바람돌이 장영실’ 등에 출연했고, 1983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를 통해 하이틴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영화계 입문 후에는 임권택 감독과 만난 후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1987년 임 감독의 영화 ‘씨받이’에 출연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 최초의 수상이었다. 1989년에는 임 감독의 또 다른 영화 ‘아제아제바라아제’에 출연했고, 당시 글로벌 4대 영화제로 꼽히던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고래사냥2’,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연산군’, ‘감자’,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경마장 가는 길’, ‘베를린 리포트’, ‘그대 안의 블루’, ‘그 여자, 그 남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한반도’ 등에 출연했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내홍을 겪던 영화제의 중심을 잡았다. 이후 연상호 감독의 ‘정이’로 9년 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했으나, 유작으로 남게 됐다.
한편 강수연은 7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구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중심으로 영화인장 장례위원회를 꾸렸다.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 등이 고문으로 참여한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17호실에. 조문은 8일부터 받고 11일 발인된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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