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미 정상회담 전후
7차 핵실험 가능성 높아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퇴임사에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성과로 내세웠지만 북한은 문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52회나 핵·미사일 도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북한이 문 대통령 취임 초기인 2017년처럼 협박 발언 수위를 높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7차 핵실험 준비에 들어가면서 문 대통령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은 문 대통령 취임 나흘 만인 2017년 5월 14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를 시작으로 문 정부 임기 동안 총 52회의 미사일 도발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ICBM 발사 8회, 핵실험 1회 등 대형 도발도 벌였다. 남북대화가 재개된 2018년 1월 이후 2019년 2월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까지 북한의 도발은 중단됐다. 하지만 북한은 2019년 5월 4일 신형전술유도무기인 단거리탄도미사일(KN-23)을 발사하며 도발을 재개했다. 또 북한은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번의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대남·대미 대화를 이어오면서도 물밑에서는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실효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제기된다.

북한의 최근 도발 추이는 여러 차례의 탄도미사일에 이어 ICBM을 발사하며 ‘레드 라인’을 넘은 뒤 6차 핵실험까지 이어졌던 2017년 5∼9월 행보와 상당히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21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 전후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완성을 위한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포함해 15차례 미사일 도발에 나섰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사명에만 속박돼 있을 수는 없다”며 핵 선제공격을 공식화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7일 오후 2시 7분쯤 북한 함경남도 신포 해상 일대의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포착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600㎞, 고도는 60여 ㎞로 탐지됐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 관영 매체들은 이번 SLBM 발사 후 사흘이 지난 이날도 관련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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