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문재인 ‘극과극 평가’
9일로 임기가 끝난 문재인 전 대통령은 1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경남 양산의 사저로 향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수차례 ‘잊혀진 삶’을 살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당장 권력 교체기 신구 권력 간 갈등의 당사자인 데다 임박한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한동안 문 전 대통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전 대통령은 국방부 등과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10일 0시 전까지 군 통수권을 행사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문 전 대통령은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후 2시 30분쯤 울산 통도사역에 내려 다시 자동차로 이동해 오후 3시쯤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도착한다. 문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시간을 정해놓고 사저를 찾아오는 지지자들을 만나지는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날은 사저에서 지내는 첫날인 만큼 모여 있는 주민과 지지자들을 향해 임기를 마친 소회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탄핵정국에서 치러진 대선 다음 날인 2017년 5월 10일에 취임해 정확하게 1826일을 대통령으로 지냈다.
문 전 대통령은 그간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지만 당장 5월에도 수차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우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20∼22일) 기간 중 문 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노 전 대통령의 13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추도식에는 윤 대통령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다.
당장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평가를 두고도 여야 간 극심한 대립이 예견된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MBC 라디오에서 “퇴임을 앞둔 역대 최고 지지율은 대통령의 5년에 대한 국민적 평가”라고 말했다. 반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권 초반부터 계층 간 양극화를 심화시킨 소득주도성장으로 시작해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집값 폭등, 코드 인사 등 그들만의 내로남불로 국민에게 절망, 박탈감만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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