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자택을 나서며 환영나온 주민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자택을 나서며 환영나온 주민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尹의 통치 스타일은…

부동산 안정·정부조직개편
文정부 5년간 편가르기 타개
국민통합정책에 방점 둘 전망

술자리 통해 갈등·이견 조정
‘소탈한 리더십’도 다시 주목


“국정 과제 우선순위 선정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실용주의와 국민 이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헌정 사상 최초의 ‘0선(국회의원)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이념 갈등으로 대립한 대한민국을 정치적 셈법이나 명분보단 국민의 이익을 위한 실용주의로 통합시대를 열겠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 후 줄곧 현장을 찾으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국정과제 선정에서도 제1원칙으로 실용주의를 거듭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향후 5년을 엿볼 수 있는 리더십이다.

인수위는 앞서 코로나19, 부동산, 청와대 개혁, 정부조직 개편, 디지털플랫폼정부 등 5개 태스크포스(TF) 활동을 중심으로 민생과 실용주의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걸었던 길과 다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초 인수위 대신 국정과제를 수립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가 비전·프레임,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수립, 국정과제 재정계획 수립, 인사검증 기준 및 청문제도 개선, 지역공약 검토 등 5개 TF를 운영했다. 특정 현안보단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틀을 다시 짜는 데에 무게중심을 뒀다.

검사 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윤 대통령은 뚝심 있는 원칙주의자다. 윤 대통령은 전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적폐 수사의 공을 인정받아 기수 파괴를 거쳐 2019년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그해 ‘살아있는 권력’인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 일가를 수사하면서 집권세력과 대립했다. 특히 2020년 검찰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인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충돌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결국 ‘추·윤 갈등 정국’에서 총장 직무에서 두 차례나 배제됐고, 2021년 3월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걸 더는 지켜보기 어렵다”며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윤 대통령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강골임에도 소탈한 ‘형님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검찰 내에서 친근한 ‘석열이 형’으로 통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박민식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2009년 서울지검에서 권력형 비리 사건을 수사하다가 사표를 낸 적이 있다”며 “당시 같은 평검사이자 특별한 인연이 없던 윤 대통령이 갑자기 전화해서 보자고 하고는 ‘왜 사표를 쓰냐. 지금 변호사 해서 돈 못 버니까 빨리 다시 들어가 열심히 일해라’라고 만류했는데, 그때의 만남이 인연이 됐다”고 설명했다.

애주가인 윤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 때마다 술자리에서 위기를 돌파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봉합도 ‘치맥 회동’으로 풀었다. 윤 대통령이 전직 총장 신분일 당시 국민의힘의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과 각각 술을 마시고는 다음 날 아침 자택에서 ‘해장 라면’을 끓여준 이야기는 유명하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소탈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에 크게 반했다고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윤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야당 인사 등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정국 현안을 논의할 몇 안 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지난 3월 14일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상인회 회장의 갈비탕에 후추를 뿌려주는 ‘후추 톡톡’ 모습은 소탈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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