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의 통치 스타일은…
부동산 안정·정부조직개편
文정부 5년간 편가르기 타개
국민통합정책에 방점 둘 전망
술자리 통해 갈등·이견 조정
‘소탈한 리더십’도 다시 주목
“국정 과제 우선순위 선정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실용주의와 국민 이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헌정 사상 최초의 ‘0선(국회의원)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이념 갈등으로 대립한 대한민국을 정치적 셈법이나 명분보단 국민의 이익을 위한 실용주의로 통합시대를 열겠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 후 줄곧 현장을 찾으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국정과제 선정에서도 제1원칙으로 실용주의를 거듭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향후 5년을 엿볼 수 있는 리더십이다.
인수위는 앞서 코로나19, 부동산, 청와대 개혁, 정부조직 개편, 디지털플랫폼정부 등 5개 태스크포스(TF) 활동을 중심으로 민생과 실용주의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걸었던 길과 다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초 인수위 대신 국정과제를 수립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가 비전·프레임,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수립, 국정과제 재정계획 수립, 인사검증 기준 및 청문제도 개선, 지역공약 검토 등 5개 TF를 운영했다. 특정 현안보단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틀을 다시 짜는 데에 무게중심을 뒀다.
검사 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윤 대통령은 뚝심 있는 원칙주의자다. 윤 대통령은 전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적폐 수사의 공을 인정받아 기수 파괴를 거쳐 2019년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그해 ‘살아있는 권력’인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 일가를 수사하면서 집권세력과 대립했다. 특히 2020년 검찰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인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충돌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결국 ‘추·윤 갈등 정국’에서 총장 직무에서 두 차례나 배제됐고, 2021년 3월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걸 더는 지켜보기 어렵다”며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윤 대통령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강골임에도 소탈한 ‘형님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검찰 내에서 친근한 ‘석열이 형’으로 통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박민식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2009년 서울지검에서 권력형 비리 사건을 수사하다가 사표를 낸 적이 있다”며 “당시 같은 평검사이자 특별한 인연이 없던 윤 대통령이 갑자기 전화해서 보자고 하고는 ‘왜 사표를 쓰냐. 지금 변호사 해서 돈 못 버니까 빨리 다시 들어가 열심히 일해라’라고 만류했는데, 그때의 만남이 인연이 됐다”고 설명했다.
애주가인 윤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 때마다 술자리에서 위기를 돌파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봉합도 ‘치맥 회동’으로 풀었다. 윤 대통령이 전직 총장 신분일 당시 국민의힘의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과 각각 술을 마시고는 다음 날 아침 자택에서 ‘해장 라면’을 끓여준 이야기는 유명하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소탈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에 크게 반했다고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윤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야당 인사 등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정국 현안을 논의할 몇 안 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지난 3월 14일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상인회 회장의 갈비탕에 후추를 뿌려주는 ‘후추 톡톡’ 모습은 소탈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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