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외에서 독자들과 만난 김영하 작가. 김영하 작가 SNS캡처
최근 야외에서 독자들과 만난 김영하 작가. 김영하 작가 SNS캡처

신작 내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
팬데믹 시기 SNS ‘북클럽’ 운영
포스트 코로나에 발빠른 만남도


제목은 ‘작별인사’(복복서가·사진)인데, 뜨거운 ‘컴백’ 같았다. 김영하 작가가 오랜만에 선보인 소설 얘기다. 근미래를 사는 한 소년을 통해 기억, 정체성, 죽음에 대해 묻는 신작은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년 만에 나오는 장편이다. 지난달 27일 출간된 책은 열흘 전 시작된 예약판매에서 일찌감치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차트 상위권에 오르더니, 정식 출간과 동시에 교보문고, 알라딘 등에서 종합 판매 순위 1위를 찍었다. 2019년 산문집 ‘여행의 이유’도 당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니, 이제 산문이든 소설이든 어떤 책을 내도 ‘믿고 읽는’ 작가인 셈이다.

‘김영하의 힘’이라고들 한다. 전작 ‘살인자의 기억법’과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영화로, ‘빛의 제국’은 연극으로 만들어지는 등 작품이 갖춘 대중성, 그리고 작가 본인이 예능 방송 출연을 통해 쌓은 인지도 등이 거론된다. 그것도 맞지만 더 주효했던 건 그가 독자와 접점을 찾고 소통하는 것에 게으르지 않았다는 것 아닐까. 그것도 새롭고 꾸준하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행사가 어려웠던 지난 2년간 그는 자신의 개인 SNS로 ‘김영하 북클럽’을 운영하며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독자들과 온라인으로라도 만났다. 그가 직접 읽은 국내외 다른 작가들의 책을 추천해 독자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식인데, 그때마다 책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서점 판매 순위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로 인해 시작한 북클럽이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된 것.

신간 ‘작별인사’의 출간 과정도 평범하지 않다. 김 작가는 2019년 기존 출판계의 우려와 기대 속에 출범한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의 광고 모델이 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고, 이 플랫폼 회원들에게만 유료로 제공하는 짧은 소설로 ‘작별인사’를 썼다. 소설은 애초 420매 분량이었으나, 지난 2년간 수정과 보완을 거쳐 800매로 늘어났고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내용과 주제가 완전히 달라져 세상에 나오게 됐다. 또 SNS 라이브 방송을 꾸준히 해 온 그는 지난 4일 북튜버로도 활동 중인 문학동네 강윤정 편집자의 채널 ‘편집자 K’를 통해 출간 기념 첫 라이브 북토크를 열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서, 역시 발 빠르게 독자와의 대면 만남을 시작한 것도 김 작가다. 지난달 30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김 작가의 출간 기념 사인회에는 300여 명의 독자가 다녀갔고, 회당 100명까지 참여 가능한 ‘김영하 작가와 함께하는 봄날의 피크닉’은 벌써 6차까지 진행됐으며 매회 매진이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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