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혜진)와 남편은 헤어 디자이너입니다. 6년 전, 저는 1년 차 인턴이었고, 남편은 막 미용 자격증을 딴 ‘새내기 인턴’이었습니다. 저희는 소개팅 주선으로 친해지게 됐어요. 남편 친구와 소개팅을 하게 됐는데, 이상하게 남편과 더 자주 연락하고 장난치면서 호감을 느끼는 저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직장 워크숍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어요. 저는 ‘술을 잘 못 마셔서 취할 수 있으니 저 좀 챙겨줘요~’라는 문자를 보냈고, 남편은 먼저 취해버린 저를 졸졸 따라다니며 살뜰히 챙겼습니다. 다음 날에는 “해장하자”며 제가 좋아하는 오렌지 주스를 챙겨오기도 했어요. 남편은 그때 고백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해요.
어느 날 남편이 ‘ㄴㄱㅇㅈㄹㅂㅇ’라는 문자를 보내왔어요. “무슨 뜻인지 맞혀봐”라고 했지만, 전 도저히 알아낼 수 없었죠. “네가 여자로 보여”라며 “오늘부터 1일”이라고 하더군요. 저의 대답은 “YES!”
전 옳고 그름이 명확한 남편의 반듯한 생각이 마음에 들었어요. 가치관도 비슷했고, 가정을 책임감 있게 지킬 수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래를 함께하고 싶었어요.
연애 4년 차, 남편에게 은근히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었는데, 어찌 된 건지 늘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조용히 적금을 부으며 ‘때’를 기다렸다고 하더라고요. 좋은 기회로 신혼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되자 남편은 주저하지 않고 저에게 프러포즈했습니다.
저희는 지난 2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2세 계획은 잠시 미뤄두고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남편의 든든한 모습, 때론 아기 같고, 친구 같은 모습을 보면서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편과 함께 하루의 일과를 말하고 내일을 맞이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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