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애플파이
콘셉트와 인테리어, 디자인 기획력이 돋보이는 요즘의 디저트 카페 등에서 만나는 디저트들과는 사뭇 다른, 만드는 이의 설계와 의도 그리고 따스한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디저트가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 한두 곳 정도 마음속에 존재합니다. 햇살 좋은 주말 오후, 산책을 나가는 길에 슬쩍 들러 맛볼 수 있는 따뜻하게 데워진 폭신한 애플파이와 아이스크림 한 스쿱. 어느 에세이에나 등장할 법한 디저트라고 생각될 만큼 소박하지만 벅찬 행복의 디저트를 소개합니다.
2011년 12월 20일 예술의전당 부근 작은 공간에서 시작한 초초 베이크 숍이 제게는 그런 작은 행복입니다. 뉴욕 스타일의 쿠키와 컵케이크들을 만드는 조민진 파티시에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가 느지막한 시기에 뉴욕으로 떠나 요리를 전공하고 교토푸 뉴욕, 노부, 불레이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5년 정도 후 한국으로 귀국해 컨설팅 등의 일을 하다가 친구와 함께 애니초초라는 브랜드를 운영했습니다.
그 후 초초 베이크 숍이라는 자신의 공간을 오픈해 꾸준히 초초만의 꽉 차고 너그러운 맛을 지닌 디저트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긴 시간 한자리에서 운영하다 보니 단골들의 사랑이 꽤 깊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새로 이전한 공간에 앉아 있으니 반가운 인사를 하며 들어서는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니 다들 짧은 휴식기 동안 무척 그리워했던 모양입니다.
초초 베이크 숍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는 애플파이입니다. 스테디셀러인 컵케이크, 쿠키와 달리 애플파이는 포장해갈 수 없습니다. 매장에서 취식만 가능한 라이브 디저트입니다.
작은 스킬릿 팬에 구워져 나오는 이 작은 애플파이는 조 파티시에가 좋아하는 수플레와 애플파이를 결합시킨 디저트입니다. 크럼블이 가득한 파이 위에 부드럽고 진한 아이스크림이 한 스쿱 올라갑니다. 온도의 차이를 즐길 수 있는 아 라 모드 (a la mode) 형식으로 준비됩니다. 손이 많이 가는 디저트이지만 쉽게 밖에서 맛보기 어려운 구성의 디저트를 선보이고 싶은 조민진 파티시에의 소망이 담긴 메뉴입니다. 이외에도 레드 벨벳이나 당근 컵케이크 등 5가지 맛의 컵케이크와 쿠키를 만날 수 있습니다. 2~3개 테이블의 작은 공간이지만 애플파이의 달콤함이 주는 행복감은 적지 않습니다. 서울 서초구 효령로49길 19 1층. 02-3471-1220. 월∼토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 휴무.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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