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에서 친정부 검사로 분류된 김관정(58·사법연수원 26기·사진)수원고검장이 퇴임 전 일선 검사들과 오찬 일정을 추진했으나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에는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내부 반발로 퇴임식 없이 물러나기도 했다. 일부 검찰 수뇌부가 후배들의 역습으로 ‘쓴맛’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고검장은 이날부터 안산지청, 여주지청, 평택지청 등 관내 평검사들과 릴레이 회식을 추진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안양지청 검사들과 오찬 도중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는 후문이다. 김 고검장은 평검사들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의 책임론을 지적하며 총사퇴를 요구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비속어를 사용해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엔 안양지청장을 포함한 평검사들이 있었다고 한다. 대검찰청이 법안 위헌성을 다투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추진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혀 논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검장은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해 이번 오찬은 퇴임 전 마지막 일정이었다.
김 고검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일인 지난 9일 내부 게시판에 한 후보자가 연루된 ‘채널A 사건’ 수사 일지를 공개해 정치적 행동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 일선 검사는 “해당 글에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다) 등 조롱하고 비판하는 댓글이 빼곡했다”고 했다. 김 고검장은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軍) 복무 특혜 의혹 사건을 맡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외부에선 검찰이 ‘아사리판’처럼 보일 수 있어 집단행동에 조심하자는 의미로 말한 것”이라며 “(대검의 위헌 소송 관련해선) 입법부가 검찰을 더욱 가만히 안 놔둘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6일 사표가 반려된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는 검수완박 법안 통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날 법무부에 재차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