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나라수마나라’ 리을役 지창욱

“유년시절 생각하며 작품 돌입
넷플릭스 흥행 아직은 얼떨떨”


“동화 같은 이야기라서 따뜻했다.”

배우 지창욱(사진)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신작 ‘안나라수마나라’의 주연을 맡은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지옥’과 ‘지금 우리 학교는’ 등 강렬한 사회적 메시지와 선홍빛으로 물들던 K-콘텐츠 사이에서 꿈을 둘러싼 판타지를 그린 이 작품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불린다. 뮤지컬 형태의 드라마라 이런 분위기가 배가된다. 국내 팬들은 다소 생경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지만, ‘사운드 오브 매직’이라는 제목으로 해외에 소개된 ‘안나라수마나라’는 10일 온라인 콘텐츠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이틀째 세계 4위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요르단, 쿠웨이트 등 13개국에서 1위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9일 온라인으로 문화일보와 만난 지창욱은 “전혀 실감이 안 난다.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신기하고 재미있다”면서 “넷플릭스 작품은 전 세계에 공개된다는 게 장점이다. ‘안나라수마나라’는 나를 깨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였다. 나를 단단히 만들어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안나라수마나라’는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최성은)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황인엽)이 어느 날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지창욱)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지창욱이 이 작품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고달팠던 유년 시절에 대한 스스로의 위로이기도 하다. 그는 “어렸을 때 느낀 가난, 돈, 성적 압박감, 꿈 등에 관해 생각했다. 항상 ‘난 누구인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를 고민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새롭게 느꼈다”면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홀어머니 아래서 자라며 어린 나이에 ‘현실이 쉽지 않다’는 걸 빨리 느꼈는데 어머니 사랑으로 극복했다”고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다.

리을은 마치 피터팬 같은 인물이다. 천진한 모습으로 마술을 펼친다. 판타지가 가미된 그의 마술쇼는 작품 속 인물뿐 아니라 작품 밖 시청자들에게도 위로를 전한다. 그는 리을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유명 마술사인 이은결을 찾아가 3∼4개월간 직접 마술을 배웠다. 그 덕분에 지금도 웬만한 마술은 지인들 앞에서 뚝딱 선보일 정도의 솜씨를 갖췄다.

그는 “마술 지식이 없기에 이은결을 믿고 따라갔다. 손동작·시선·호흡 등 디테일한 부분이 어려웠지만, 지금도 극 중 나온 마술을 대다수 구현할 수 있다”면서 “마술은 순수하게 즐기는 마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녹화 현장에서도 의문을 가지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촬영했다”고 밝혔다.

‘안나라수마나라’에 대한 국내외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해외에 비해 국내 반응은 상대적으로 미지근하다. 국내에서는 뮤지컬 드라마의 성공 사례를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는 “익숙하지 않은 작품이기에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도 있겠지만 ‘도망가지는 말자’고 마음먹었다. 도망가기보다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편”이라면서 “성공만 따라간다면 40∼50대가 됐을 때 더 힘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소신을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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