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경제대응체제’ 가동 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감 커지고
환율 · 주가 경제지표 곤두박질
규제혁신·기업자율성 강화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원자재·에너지 가격 급등을 지목하며 경제를 비상하게 챙겨달라는 취지로 당부한 데는 현재 우리 경제 환경이 매우 심각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상당 기간 악화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 작용했다.

지속적인 고물가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수출과 환율·주식시장 등 모든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경제부처와 참모진이 ‘비상경제대응 기구’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도 잘못 대처할 경우 자칫 퍼펙트 스톰을 맞이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미 전날 거시경제 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비상경제대응태스크포스(TF)’ 설치를 지시했다. 정부는 여전히 현 경제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속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코앞에 둔 위기 상황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우리 경제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은 바 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위기 등은 디플레이션(저성장 저물가) 상황으로, 정부가 확장 재정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었다.

문제는 현시점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을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고, 1998년 경제위기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대내외 여건도 갈수록 악화해 성장률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설비·건설투자 등이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는 등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돼 경제가 반등 모멘텀을 찾기가 어려운 처지다.

이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이후 추진될 국정과제 세부 내용이 위기 대응 목적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시스템 혁신과 기업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내용이 TF를 통해 추진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우선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장률 제고에 물가 안정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가 안정된 이후에 장기성장을 위한 노동시장 이슈나 자본축적에 대한 이슈, 사회적·경제적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과제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대환·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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