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과 가까워 ‘자리싸움’
용산공원도 ‘시위메카’ 예고


‘용산 시대’가 본격 열리면서 ‘삼각지역 13번 출구’가 집회·시위 1번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곳은 집회 신고가 가능한 곳 중 용산 집무실과 가장 가깝고, 집회 공간도 아주 좁지는 않아 벌써 단체 간 치열한 ‘자리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시민단체 및 경찰에 따르면, 집회 단체들은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13번 출구를 콕 집어 경쟁적으로 집회 신고를 내고 있다.

전날 삼각지역 11번 출구에서 집회를 연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원래는 용산 집무실과 가장 가까운 삼각지역 13번 출구에서 집회를 하려 했으나 보수단체에서 일찌감치 선점한 바람에 다른 곳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용산 집무실 근처에 집회·시위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 특정 장소에 경쟁적으로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시위 및 교통 분야 전문가인 백남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교통분과위원은 “용산 집무실 근처엔 대규모 집회·시위에 마땅한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집회가 허용되는 ‘100m’ 범위 밖이면서, 그나마 많은 인원이 집결할 수 있는 곳은 녹사평역, 전쟁기념관 정문, 이촌역, 삼각지역 일대 정도다.

녹사평역 광장은 집무실에서 다소 멀고, 광장에 구조물이 많아 집회 참여자가 분리되는 단점이 있다. 집회 효과를 극대화하기에는 부적절한 공간이다. 전쟁기념관 정문 쪽은 100m 룰에 걸리는 지역이 있고 정숙해야 하는 공간이어서 집회 장소로 허용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로 출입하는 출입구로 알려진 이촌역 앞 미군기지 13번 게이트 근처도 집무실에 다소 멀고 대로변에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각지역이 집회 장소로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백 위원은 “집회 공간이 없다고 해서 차로를 점유한 시위도 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녹사평·이태원역과 한강 쪽을 잇는 연결통로인 이태원로는 평일이건 주말이건 교통량이 많아 경찰이 적극 제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용산공원이 단계적으로 개방되면, 새로운 ‘집회·시위 메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용산 집무실의 앞마당 격이라 상징성이 있는 데다가 공간적인 여유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 유동 인구도 많아 집회·시위에 적합할 것으로 분석된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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