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열흘간 무역적자 37억달러
누적 무역적자도 작년보다 확대
E쇼크 여파에 수입액 34% 증가

올 재정수지적자 70조돌파 전망
경상수지 적자땐 국가신용 악화
“尹정부 규제완화 등 대책 마련”




5월 들어 무역수지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재정수지 적자만 70조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무역수지까지 적자 행진을 지속하면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재정+무역) 적자’ 사태를 맞게 된다. 국가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고 버팀목인 수출마저 흔들리면 금융위기에 준하는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 경제팀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0일 현재 누적 무역수지 적자 폭은 98억6000만 달러(약 12조5922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해도 누적 무역수지는 79억24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실제로 이달 1∼10일 무역수지 적자 폭은 37억2400만 달러로, 지난달 같은 기간(34억9400만 달러)보다 악화한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3개월 연속 무역 적자 기록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에 수입액이 수출액을 압도하며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9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반도체·석유제품·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28.7% 증가한 161억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24억7000만 달러로 8.9%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10.8%)와 석유제품(256.3%), 자동차 부품(13.8%) 등이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지만, 승용차(-20.6%)·무선통신기기(-27.2%) 등은 뒷걸음질 쳤다. 수입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원유(53.7%)와 반도체(26.3%), 석유제품(46.8%), 가스(52.7%)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나라 살림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재정수지는 4년 연속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면서 재정수지는 2019년 12조 원, 2020년 71조2000억 원, 2021년 30조 원 각각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재정수지가 3년 연속 적자를 나타낸 건 외환위기 직후(1997∼1999년) 이래로 처음이다. 1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올해 연간 재정수지는 70조8000억 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 여파로 경상수지(상품·서비스·본원소득 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나아가 국가 대외 신인도가 악화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팀장은 “한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국가 신용 평가마저 악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버팀목인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규제 완화로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범·전세원 기자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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