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32개 품목 등락률 비교

작년엔 평년보다 36% 쌌던 배추
올해 가격은 181%나 치솟아

수입곡물 의존도 높아 물가 타격
외식·서비스업 가격도 더 오를듯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고(高)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바구니 물가도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농산물 32개 품목(5월 11일 기준) 중 평년보다 등락률이 낮은 품목은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나마 안정적이던 농산물 가격마저 평년보다 높아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충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생활물가 안정 방안 마련을 지시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제한적이다.

농산물 중 대파(㎏·-3.6%), 오이(100개·-1.4%), 애호박(20개·-19.5%), 가지(8㎏·-2.9%), 배(15㎏·-6.6%) 정도만 평소보다 가격이 낮을 뿐 나머지 품목들은 모두 평년보다 가격이 오른 상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양파·배추·무 등 33개 품목 중 11개 품목이 평년 대비 가격이 낮았다. 지난해 평년 대비 36.1%나 가격이 쌌던 배추(하)의 경우 올해 평년 대비 181.6%나 가격이 치솟았다.

지금까지 다른 공산품·서비스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이었던 농산물 가격까지 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정부로선 발등의 불을 꺼야 할 상황이다. 외식·서비스업의 가격까지 줄줄이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윤 대통령도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주문할 정도로 우려가 커졌다.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서민 물가 안정화’를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비축기능 강화와 수급 안정 대책을 통해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요인의 국내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고, 농축수산물 가격 및 국내 생활물가 안정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는 방침인데 실제 구사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제한적이다. 현 생활 물가 상승이 대외 리스크 상승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유가·곡물가 및 기타 원자재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솟고, 전쟁도 장기화하고 있다. 국내 외식업 및 가공식품업계는 수입 곡물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전쟁 장기화는 국내 물가 안정에 치명적이다. 지난 3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곡물가격지수는 170.1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만일 국내 농산물까지 이 같은 가격 상승 추세 대열에 포함된다면 정부로서도 물가 안정에 성공을 거두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그나마 안정적이던 장바구니 물가마저 들썩일 경우 불안심리가 경제 전반에 확대할 우려가 크다”며 “국정과제서 밝힌 바대로 출하조절시설 확충, 채소가격안정제 물량 확대,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지원 등 가용한 수단은 다 동원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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