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환우돕기 기부 마라톤 15일까지 여는 이동윤 위원장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야 할 어린이들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거대한 병마와 맞서 싸우는 것을 의사로서 외면하기 어려워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오는 15일까지 소아암 환우 돕기 제19회 서울시민마라톤대회를 개최하는 이동윤 (70·사진)조직위원장(이동윤 외과의원 원장)은 1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아암 환우들이 이 땅에서 사라지는 그날까지 달릴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00년 뜻을 함께 하는 동료 의사들과 함께 ‘한국 달리는 의사들’이라는 마라톤 동호회를 결성해 초대회장을 맡은 이후 15년간 회장을 맡아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2002년부터 ‘1년에 하루는 이웃을 위해 달리자’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 처음으로 순수 기부성 마라톤 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그는 “소아암은 완치율이 70~80%가 되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병마를 이겨 낸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삼성병원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의 소아암 환우들에게 수익금 전액을 치료비로 지원해 지금까지 전달한 액수가 5억5700만 원에 달하며 이번 대회로 약 3000만 원을 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부모들이 소아암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가정형편으로 이혼하는 경우를 보고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자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2019년부터 보다 전문화되고 질적으로 성장하는 기부성 대회를 만들기 위해 ‘달리는 의사들’에서 확대해 ‘사단법인 소아암환우돕기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로 개편했다. 부인으로부터 “평생 돈 안 되는 일로 바쁜 의사”라는 애정 어린 핀잔을 수십 년째 듣고 있다며 활짝 웃는 그의 얼굴에 희망찬 아이들의 미소가 들어 있었다.

그는 자폐아들의 페이스메이커나, 마라톤대회에서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레이스 패트롤’이라는 의료팀을 구성해 활동해 왔다. 또 대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달리기 건강교육 등의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마라톤 마니아다. 1997년 첫 풀코스를 3시간 40분 55초에 완주한 이래 3년 전 100회 완주를 넘어선 이후 완주 횟수에 더 이상 의미를 두지 않고 소아암 아이들과 자신의 건강을 위해 달린다고 한다. 그의 풀코스 최고 기록은 3시간 6분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집과 병원이 한동네 있음에도 한강 둔치로 나가 뛰어서 출퇴근한다. 그러다 보니 하루 러닝 거리만 매일 20~30km, 한 달 평균 800km씩 달리고 있다. 프로 선수 못지않은 대단한 거리다.

‘가장 좋은 건강법은 달리기’라는 그는 의사 생활로 바쁜 와중에도 달리기와 건강 관련 칼럼을 2013년부터 매주 언론 등에 연재하고 있다.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달리기의 좋은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타인과 우리 사회의 건강에 기여 하는 게 의사로서의 책무이자 보람이라고 했다.

“코로나 시대에 면역력을 키워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부드럽게 천천히 달리기를 하면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어요. 달리기는 다른 운동과 달리 비용도 들지 않아 꼭 추천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글·사진 =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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