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규모 수십억달러 달해
“특혜논란·처벌 회피용” 의혹


내달 퇴임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의 최측근인 재벌 사주가 수십억 달러 상당의 사업체 일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재벌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당선 1등 공신이자 ‘자금줄’로, 두테르테 집권기 내내 정·경 유착 특혜 의혹을 받은 만큼 일각에서는 매각 시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12일 로이터통신은 필리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6년 임기 동안 사세를 급격히 확장한 대기업 우덴나의 데니스 유이(48) 회장이 남중국해 인근 가스전과 상업용 토지 임대 회사를 포함한 자산 일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이 회장은 과거 셰브론과 셸로부터 약 10억 달러(약 1조2800억 원)에 인수한 ‘말람파야 가스전’과 10억 달러의 가치에 달하는 클라크 국제공항 인근 사업지구인 ‘클라크 글로벌 시티’를 매각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고위 소식통은 “이미 몇 달 전부터 거래가 진행 중”이라며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이 회장이 특혜 논란과 처벌을 피하기 위해 두테르테 대통령 임기 말 급하게 사업 매각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 유이 회장은 두테르테 대통령 임기 초반 4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게임, 해운, 교육, 건설부터 패스트푸드, 관광, 통신, 스포츠카에 이르기까지 100개 이상의 업계로 진출하며 사세를 4배 가까이 확장했다. 유이 회장은 그동안 “두테르테 정권에 그 어떤 특혜도 없었고, 모든 계약은 공정하게 체결됐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우덴나 그룹의 총부채가 늘어난 것도 매각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필리핀 금융 당국 자료에 따르면 우덴나 그룹의 총부채는 2019년 1710억 페소(약 4조2000억 원)에서 2020년 2540억 페소로 늘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사업 수익성이 줄어든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보도에 대해 우덴나 그룹은 공식 답변을 피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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