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법률가 “전쟁 공식선포 없어
상부 명령 거역해도 기소 불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 선전포고를 하지 않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택이 러시아군 일부가 전투를 거부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 대신 ‘특별군사작전’이란 용어를 사용했는데, 러시아 현행법상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의 전투 거부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러시아군은 법률가들의 도움을 받아 전장 참여를 회피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2일 “푸틴 대통령이 정식으로 전쟁을 선포하지 않은 탓에 군인들이 상부 명령을 거역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러시아 법률가들에 따르면 정부가 공식적으로 선전포고하지 않은 상황에선 전투를 거부해도 기소할 수 없다. 러시아 군인들에게 법률 조언을 해주고 있는 미하일 베냐시 변호사는 “명령에 불복종한 병사에 대해 형사소송을 진행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해 우크라이나와의 전면전 대신 ‘특별군사작전’이란 명목으로 침공을 정당화했다. 병력도 강제징집 대신 전투에 참여하길 원하는 사람들과 단기 계약을 맺어 채워 넣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자 이탈자가 속출했고, 러시아 정부는 “명령을 무시하면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고 협박했다. 최근까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작전을 수행했던 한 병사는 “관속에 들어가기보다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었다”며 “법률가들의 조언을 통해 전투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러시아 현행법의 허점을 노린 군인들의 이탈 규모가 더욱 커지리라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사실상 남의 일이었던 전쟁이 자신의 일이 되는 순간 만만치 않은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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