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우 사회부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6일 정부과천청사 5동에서 1년여 만에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초 출범 이후 수사력 부족에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던 김 처장은 “송구하다”면서도 공수처 존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처장은 “헌법과 형사소송법, 공수처법에 따라, ‘공정’이라는 일관된 원칙에 따라 수사해 나간다면 그것이 나라에 기여하는 일이고, 윤석열 정부에도 도움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부패 수사 역량 발휘로 검찰, 경찰 등을 견제해 투명한 공직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공수처가 국가에 기여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그간 실추된 조직 위상을 확립하는 게 먼저다. 김 처장은 “고위 공직자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와 권력기관 견제라는 공수처 설립의 대의명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지만, 그동안 말과 행동이 달랐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1년간 야당 대선 후보 수사에만 매달리고, 인권 침해, 무분별한 통신 사찰 논란 등의 논란을 일으키며 ‘윤수처’(윤석열 수사처)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반부패’ 수사기구를 설립 취지로 하면서도 제대로 된 고위공직자 부패 수사는 한 건도 없었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불의에 좌고우면하지 않으면서 과감하게 권력에 칼을 들이대야 편향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된, 친야 성향의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 역시 정치적 편향성을 극복하겠다는 공수처의 의지를 가늠해 볼 지렛대가 될 만하다.

검사 25명에 불과한 인력 부족이나 독립 청사 미비 등 설립 당시부터 제기됐던 문제는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개선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해 국민 신뢰를 회복한다면 이런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수 있다. 김 처장은 ‘과이불개시위과의’(過而不改是謂過矣·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잘못)를 공수처의 좌우명으로 삼겠다고 했다. 공수처가 진정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진지한 성찰과 함께 스스로부터 개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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