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초대 내각 장·차관·외청장 60명 가운데 충청권 출신 12명 文정부 첫 내각 충청 장·차관 7명…그나마 인구 많은 대전·충남은 2명 그쳐 ‘역대급 홀대’ 충청권 민주당 측 우주청 경남 설립 이슈로 ‘尹정부 충청 홀대’ 규정에 찬반 엇갈려
충남 논산 출신인 남성현 신임 산림청장이 지난 1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다.
대전=김창희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더불어민주당 진영에서 윤석열 정부의 충청 홀대론을 제기하고 나선 가운데 지역 홀대 여부를 가르는 가장 민감한 기준인 고위직 인사에서 충청 출신 인사가 상당수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경우 대전·충남 출신 장·차관이 2명뿐이었던 것에 비해 윤석열 정부는 인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10여 명의 충청 출신 장·차관급 인사가 배출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17일 인사혁신처와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1기 주요 인선을 분석한 결과, 충청 출신 장·차관은 1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직제상 장관 18명, 차관 25명, 청장 17명 등 60개 자리가 있는데 이 중 20%가 충청권 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검찰총장, 경찰청장, 소방청장 등의 인사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충청 출신 장관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천안)을 비롯, 한화진 환경부 장관(대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청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제천) 등 4명이다. 차관에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천안),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대전),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공주)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충주),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진천) 등 5명이 기용됐다. 외청장으로는 논산 출신인 남성현 산림청장과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이기식 병무청장(서산) 등 충남 출신 인사 3명이 발탁됐다.
반면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경우 충청권 출신 장·차관 인사는 7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충북 출신이 5명을 차지했고, 충청권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대전· 충남 출신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성윤모 특허청장이 전부여서 ‘역대급 홀대’라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전임 정부에 비해 고위직에 충청 출신 인사가 상당수 포함되자 충청권에서는 대선 당시 ‘충청의 아들’을 자임했던 윤석열 후보의 손을 들어준 충청권 민심에 대해 새 정부가 ‘화답’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민주당 측은 우주청 경남 설립을 쟁점화하며 윤석열 정부의 충청 홀대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허태정 후보(대전)을 비롯해 김동연(경기)·이춘희(세종)·양승조(충남)·노영민(충북) 등 민주당 충청권 4개 시·도 및 경기지사 후보들은 지난 6일 충북 청주에 모여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 논리로 우주청을 경남 사천으로 정한 것을 ‘충청 홀대론’으로 규정한다”며 강력한 규탄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내내 인사, 정부 공모사업, SOC투자 등에서 충청 홀대론이 이어져 왔는데 이제는 민주당 진영이 윤석열 정부의 충청 홀대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홀대론의 근거로 우주청 하나를 놓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예산, 인사, 기관 유치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판단할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