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시(市)가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의 모스크바 공장을 인수할 방침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16일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르노는 이날 자신들이 보유한 러시아 최대 자동차 기업 아브토바즈(AvtoVAZ) 지분 68%를 6년 안에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조건으로 모스크바 공장을 시에 팔아넘겼다. 세르게이 소비아닌 모스크바 시장은 “르노는 모스크바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그 공장을 사들여 역사적인 ‘모스크비치’ 브랜드로 자동차 생산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비치는 러시아 국내 자동차 업체 오아오 모스크비치(OAO Moskvitch)를 의미한다. 구소련 정부 소유였던 모스크비치는 소련 붕괴와 함께 민영화됐고 2002년 문을 닫았다.

모스크비치는 1946년 국산 자동차를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하며 ‘러시아 국민 자동차 회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스크바시는 르노 공장을 인수해 구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가디언은 “모스크비치 부활이 현대 러시아인들 사이에선 ‘고립된 소련 시절로의 회귀’라는 농담 소재가 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타임머신을 발명했다’는 누리꾼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시의 르노 공장 이슈는 세계적 기업들의 탈(脫)러시아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의 패스트푸트 체인점 맥도날드는 최근 러시아 내 850개 매장을 모두 러시아 현지인에게 매각하고 철수하기로 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자국 기업 브랜드를 육성할 기회”라며 러시아 정부기관과 기업을 독려했다.

손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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