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서 동대문구청·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에 “손해 배상하라” 판결…1심 뒤집혀

성(性) 소수자라는 이유로 공공시설 이용을 배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2-1 민사부(부장 박성규)는 성 소수자 인권단체 퀴어여성네트워크 활동가들이 동대문구청(구청장 유덕열)과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이사장 박희수)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내려진 원고 패소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구청과 공단이 퀴어여성네트워크에 500만 원, 활동가 4명에게 100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했다. 소송 총비용의 70%도 구청과 공단이 부담하도록 했다.

앞서 퀴어여성네트워크는 2017년 제1회 ‘퀴어여성 생활체육대회’를 열기 위해 동대문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동대문체육관 대관을 허가받았다. 그러나 동대문구청과 공단은 대관 허가 직후부터 행사 개최에 반대하는 항의 민원을 받았다. 그러다가 체육관 천장 공사를 이유로 들며 대관을 취소하겠다고 서면으로 통보했다. 공사 일정 조정이 불가능할 경우 다른 시기에 체육관을 빌려달라고 요청했음에도 공단은 그해 대관 일정이 모두 마감됐다는 이유로 대관 요청을 거부했다. 결국 단체는 준비했던 행사를 열지 못했다.

2심 재판부는 “헌법 제11조 1항은 평등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며 “국가·지방자치단체·기타 공법인이 공공시설의 이용에 관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특정인을 배제하는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동대문구청은 체육관 운영의 위탁자이자 감독자로서 공단에 이 사건 대관 허가 취소를 지시했거나 적어도 함께 결정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대관 허가를 취소하고서라도 공사를 시행했어야 할 급박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기섭 기자

동대문구청 전경
동대문구청 전경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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