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국내 가상화폐거래 통계

10억 이상 보유자는 4000여명
2030 투자자만 300만명 넘어
“가상화폐 시장 가격 변동성 커
제2 테라·루나 사태 대비해야”





국내 가상화폐 보유자는 558만 명에 달했다. 이 중 가상화폐를 1억 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도 10만 명에 육박했다. 2030세대는 300만 명을 넘었다. 19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코인 마켓 포함)의 실제 이용자와 보유 현황이 이같이 집계됐다. 최근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와 같이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릴 경우 피해 규모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위험성이 있는 가상화폐 동향을 집중 점검한 금융당국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의 자금 세탁 여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558만 명은 한 투자자가 복수의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 중복 계산하지 않고 1명으로 집계한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 가상화폐 보유자가 전체의 24.0%인 134만 명에 달했다. 30대는 174만 명(31.1%), 40대는 148만 명(26.5%)으로 주된 투자 연령대가 20~40대에 집중됐다. 50대와 60대도 각각 80만 명(14.3%), 23만 명(4.1%)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를 1억 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9만4000여 명으로 전체 투자자의 1.7%였다. 10억 원 이상 보유자도 4000여 명이나 됐다. 1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보유자는 73만 명(13.0%), 100만 원 이상 1000만 원 미만 보유자는 163만 명(29.2%), 100만 원 이하 보유자는 276만 명(49.4%)이었다. 가상화폐 보유자는 남성이 374만 명으로 여성(184만 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많았다.

지난해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발효로 이른바 ‘잡코인’이 상당수 정리됐지만 가상화폐의 가격변동률은 주식의 4.7배에 달해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상화폐는 623종인데 이들 종목 중 지난해 하반기 단독상장 가상화폐의 절반 정도는 평균 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MDD)이 70% 이상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MDD 14.8%와 비교하면 가격 변동성이 무척 크다. 특히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대표 가상화폐 거래 비중이 약 36%에 불과하다. 전 세계 평균인 59%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 저하와 이용자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불공정거래 방지, 소비자 피해 예방, 적격 가상화폐공개(ICO) 요건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가상화폐거래소 현장 실사를 통해 회원 수, 연령대별 거래 내역, 월별 매출, 수수료 현황 등을 모두 확인해 간 것으로 파악됐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정선형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