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전문투자사 판테라캐피탈
“지난해 이미 시장에 충분히 거품 껴”
일각에서는 ‘100배 이익 창출’ 평가도

NYT “초기투자사들은 돈 퍼담았다” 지적



테라폼랩스 홈페이지 캡처.
테라폼랩스 홈페이지 캡처.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UST)의 대표적인 재정투자자 중 하나인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 투자사 판테라캐피탈이 테라USD 시세 폭락 전 이미 투자액의 80% 정도를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테라캐피탈 측은 지난해 이미 가상화폐 시장에 충분한 거품이 껴 있었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전문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판테라캐피탈은 지난주 테라USD 시세가 붕괴하기 전 이미 테라USD 발행사 테라폼랩스에 대한 투자금의 80% 가까이를 현금화했다. 판테라캐피탈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조이 크루그는 더블록에 “지난 1년 동안 시장은 상당히 거품이 끼었기 때문에 이런 일(테라USD 붕괴)이 일어나기 전에 대부분의 (투자)포지션을 벗어났다”며 “지난 1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약 80% (현금화 했다)”고 말했다.

더블록은 판테라캐피탈이 테라폼랩스에 최소 두 차례 거액을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판테라캐피탈은 지난 2021년 1월에 약 2500만 달러(약 317억 원)을 지원했고, 같은 해 7월에는 1억5000만 달러(약 1900억 원)의 (테라USD)생태계 펀드에 가입하기도 했다.

테라USD는 지난 2020년 9월에 출시된 미국 달러화 고정 스테이블 코인으로 지난 주부터 시세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판테라캐피탈은 조기에 대부분의 투자금을 현금화했기 때문에 상당한 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테라캐피탈 파트너(협력사)의 폴 베라디타킷은 더블록에 “그 회사는 170만 달러를 약 1억7000만 달러로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미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테라USD와 루나의 실패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면서도 “그러나 조기에 현금화한 투자회사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날 “가상화폐 설립자는 어떻게 400억 달러(약 51조 원)의 붕괴를 일으켰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기술적 토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음에도 테라폼랩스는 가상화폐 프로젝트를 위해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 갤럭시 디지털 등 다수의 투자회사로부터 2억달러(약 2535억 원) 이상을 조달한 바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투자사 상당수는 초기에 루나와 테라USD를 팔아 거액을 챙겼다는 것이다.

또 NYT는 금융정보 분석업체 피치북의 분석을 인용하며 “애링턴캐피털나 코인베이스벤처 등을 포함해 루나와 테라USD의 서비스 관련 기술에 돈을 댄 투자자들은 지난 2018∼2021년 2억 달러(약 2535억 원) 이상의 돈을 ‘퍼담았다(shovel in)’”고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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