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력 ‘초보 vs 50년’ 만남 검사·변호사 법조출신 공통점 尹 직진스타일…바이든은 유연 반려견 사랑도 대화 소재 될 듯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달라도 한참 다르다. 법률가 출신과 ‘반려견 마니아’라는 공통점 외에는 출신과 종교, 대화 스타일, 정치 경험과 소속 정당의 특성 등 같은 걸 찾아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정확히 같은 게 하나 있다. 둘 다 민주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보수정당 소속이지만 극우적 논리에는 담을 쌓은 자유민주주의자이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 민주당 주류를 대표하면서도 극좌를 경계하는 전통적 자유주의자다.
특히 ‘미국의 귀환(America is back)’으로 요약되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동맹의 복원’을 기치로 내건 윤 대통령의 대외전략과 통한다. 두 정상의 만남이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신으로 이인삼각의 협력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아일랜드·프랑스계 혈통의 가톨릭 집안 출신이다. 태어날 당시 아버지(조지프 바이든)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었고, 그 자신은 어린 시절 말더듬과 40대 뇌동맥 파열, 폐색전증 등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다. 초선 상원의원 시절 35세 때 9살 연하의 영어교사 질 제이콥스와 결혼한다. 두 사람 다 재혼이다.
윤 대통령은 금수저 출신이다. 연세대 교수(윤기중) 집안에서 풍족하게 자랐고, 평생 식사 때마다 반주를 곁들일 정도의 애주가이며 건강을 자랑한다. 52세 때 12살 연하의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자 김건희 여사와 결혼했는데, 둘 다 만혼이면서 초혼이었다.
둘 모두 법률가라곤 하지만 길은 달랐다. 윤 대통령은 9수 끝 사법시험에 합격해 34세에 검사직을 시작했고 27년간 줄곧 그 길만 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로스쿨 졸업 후 27세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두 정상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건 정치 경력이다. 바이든은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정치 경력이 가장 긴 대통령이고 윤은 한국에서 정치경력이 가장 짧은 대통령이다.
바이든은 28세 때 주 하원의원, 30세 때 상원의원을 시작해 46세에 부통령직에 올랐고, 78세에 7선 상원의원 경력으로 대권 도전에 성공했다. 바이든은 대선 캠페인 때 ‘정치경력 50년’ 구호를 내걸었다. 윤 대통령이 환갑을 넘겨 61세에 국회 ‘0선’의 정치신인으로 정계에 진출해 9개월 만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과 비교된다.
윤 대통령은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자이고, 바이든 대통령은 중도적 온건 진보로 분류되는 민주주의자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유의 능글맞은 재간과 넉살을 대화의 무기로 삼는다. 윤 대통령은 ‘투 머치 토커’이나 힘 있으면서 감성적 터치의 토론을 좋아한다.
많은 차이에도 불구, 두 정상은 확실한 공통점이 있다. 전통적인 우방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은 한·미동맹을 가장 중시한다는 윤 대통령의 대외전략과 일치한다. 북한의 비핵화 결단 없는 대화는 의미 없다는 미 대통령과 보여주기 식 대화는 없다는 한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도 결을 같이한다.
취임 10여 일밖에 안 된 ‘직진 스타일’의 윤 대통령, 나이 든 후 옆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스타일로 옮아가는 바이든 대통령. 두 정상의 만남에서 ‘이인삼각’의 협력을 기대하게 하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