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한 손에 커피 등을 들고 정부 과천청사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한 손에 커피 등을 들고 정부 과천청사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경테·스카프·넥타이 연일 화제
쇼핑몰선 ‘한동훈 가방’ 등 판매
국회설전 영상 조회는 200만건
“이미지 정치 과대 부각”우려도


20일로 취임 4일째를 맞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회 회의장에서 국회의원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의 조회 수가 200만 건에 달하는가 하면, 안경테부터 가방, 스카프, 마스크, 넥타이까지 공식 석상에 착용하고 나온 제품들 하나하나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국·추미애 전 장관 때와 같은 ‘팬덤’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종의 ‘한동훈 신드롬’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인자’ ‘소통령’이라는 프레임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대립각을 세울수록 오히려 한 장관의 ‘정치적 체급’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같은 ‘이미지 정치’ 행보가 과도하게 부각돼 법무행정 등 한 장관 본연의 업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장관이 착용한 스카프(왼쪽)와 넥타이(오른쪽)가 화제가 됐다. 연합뉴스
한 장관이 착용한 스카프(왼쪽)와 넥타이(오른쪽)가 화제가 됐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한 장관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부분을 발췌한 유튜브 영상의 조회 수는 이날 기준 200만 건을 넘겼다. 해당 영상 댓글에는 “차분하고 냉철한 모습이 멋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한 장관의 직설적인 화법에 ‘한 소신’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전날에는 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한 손에 특정 브랜드의 커피와 도넛을 들고 있던 모습이 사진으로 보도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OO(브랜드명) 매출 오르겠다” “여유롭게 도넛 먹으며 친문(親文) 정치 검사들 좌천시켰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 장관이 취임 하루 만에 검찰 간부 인사를 단행한 날이었다.

17일 취임식에선 ‘용비어천가’가 적힌 넥타이를 매고 등장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 장관의 패션이 이 같은 이목을 끈 건 이번만이 아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선 그가 착용한 것과 유사한 제품들에 ‘한동훈 안경테’ ‘한동훈 가방’ ‘한동훈 마스크’ 등의 이름이 붙어 판매되고 있다. 한 장관의 취임식을 생중계한 영상의 조회 수가 130만 건을 넘긴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한동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까지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제2의 윤석열 대통령을 보는 듯하지만, 정무적 감각 측면에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때보다 더 뛰어나다”며 “패션을 통한 자기 연출력과 메시지를 기획·표출하는 능력이 탁월해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한 장관의 이 같은 행보가 법무행정의 신뢰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이젠 검사가 아니라 국무회의의 구성원인 국무위원으로서의 신분을 자각해야 한다”며 “지나치게 (야당 등에)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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