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애창곡인 ‘상록수’가 울려 퍼지자 한덕수 국무총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열창한 가수 강산에 씨의 노래가 끝나자 박수를 쳤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전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스마트폰을 꺼내 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노란 종이 모자를 눌러 쓴 채 무대 사진을 찍었다.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처음 이뤄진 보수정당 투톱 수뇌부와 정부·대통령실 인사의 대거 추모 행렬 동참에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장모(29) 씨는 “6·1 지방선거용일 수도 있지만 찾아온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꾸준히 와달라”고 당부했다. 김해에서 나고 자랐다는 김모(67) 씨는 “처음으로 진보에 표를 준 게 노무현”이라면서 “반칙과 차별 철폐, 국민 통합을 강조했던 ‘노무현 정신’에 여가 어딨고 야가 어딨노”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이날 추도식장 주변에서 일부 강경 민주당 지지자들이 상대 진영 비방을 이어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들은 봉하마을에 들어선 이준석 대표를 둘러싸고는 “집에 가라” “꺼져라” 등의 야유를 퍼부었다. 인파가 뒤엉키며 한때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내부총질을 그만해라” “물러나라” 등 비판을 쏟아냈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에 대한 지지자들의 한(恨)과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정치적 진영과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는 것은 고인의 뜻이 아닐 것이다. 통합과 협치의 물꼬를 튼 만큼 내년 14주기 추도식에서도 여야는 물론 국민 모두가 노무현 정신을 기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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