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경 사회부 기자

6·1 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지난 23일 펼친 첫 TV토론회는 교육감 선거가 후보 난립으로 ‘깜깜이’로 흘러간다는 비판 속에 후보들이 한 자리에서 교육 정책 대결을 펼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중도·보수 후보 3인은 현직 서울시 교육감이자 진보 진영인 조희연 후보를 비난하는 데 집중했다. ‘조희연 청문회’를 방불케 하듯, 토론 시간 대부분이 조희연 후보에게 집중되면서 정작 보수 후보들의 정책은 드러나지 않았다. 단일화에 실패한 이들이 보수 정책 차별화에도 실패한 모습이었다.

고교학점제, 자사고·특목고 정책, 교육 격차 해법 등을 두고 100분간 논쟁을 벌였지만, 보수 후보들은 ‘정책적 대안’을 보여 주지 못했다. 현장 교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고교학점제 도입 시점과 관련해 조희연 후보는 “윤석열 정부도 추진하겠다고 결정한 만큼, 이 부분은 협의해 가며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적극 도입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박선영·조영달·조전혁 후보는 대입제도와의 충돌, 공간과 강사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만 고집했다. 새 정부에서도 고교학점제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고 시기적으로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책이 무엇인지, 대안이 무엇인지 보여 줬어야 했다는 평가다. 조희연 후보가 ‘내로남불’ 비판을 받고 있는 외고·자사고 존폐 문제와 관련해서도 보수 후보들은 수월성·다양성 교육을 위한 정책 비전과 공약으로 한 걸음 나아가진 못했다.

토론회에서 한목소리로 조희연 후보를 때렸던 보수 후보들은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서로를 향해 욕설·막말·비방을 주고받았다. 지난 21일 한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조전혁 후보와 조영달 후보의 대화 내용이 담긴 욕설 녹음 파일 때문이다.

선거 과정도 교육적이어야 하는 교육감 선거가 정책은 실종되고, 상호 비방만 난무하는 현실에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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