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캠파우슨 미국 아시아정책연구소(NBR) 소장이 24일 문화일보 편집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로이 캠파우슨 미국 아시아정책연구소(NBR) 소장이 24일 문화일보 편집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현안 인터뷰 - 로이 캠파우슨美아시아정책연구소 소장

양국 NSC 경제안보대화 출범 고무적… 동맹 격상으로 여러문제 대응 가능
쿼드‘4개국 참여’유지될 것… 다른 국가 ‘콘택트 그룹’으로 초대될 수도
美는 파트너와 협력할 때 매우 강력… 동맹은 역사의 큰 주제로 기록될 것



미·중 전략경쟁, 북한의 미사일 도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5일로 취임한 지 16일째를 맞은 윤석열 정부가 마주한 국제사회의 현황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수많은 외교·안보 공약을 쏟아냈지만,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국제무대에서는 무엇 하나 쉽게 약속할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강대국들은 새 정부의 출범을 기다렸다는 듯 ‘동맹이냐 이익이냐’를 끊임없이 묻기 시작했다. 하나를 고르면 다른 하나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 속에서 한반도가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로이 캠파우슨 미국 아시아정책 연구소(NBR) 소장은 문화일보와의 현안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으로선 미국의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구상에 동참하는 것이 현명한 접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1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을 “가장 생산적이었던 회담”이라고 평가하며, “지금은 한·미 동맹을 글로벌 차원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포괄적으로 적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동맹이 단순히 역사책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하나의 큰 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참여의 문도 아직 닫히지 않았다고 짚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근)의 해외 유력인사 초청사업의 일환으로 방한한 캠파우슨 소장과의 인터뷰는 24일 문화일보 편집국에서 진행됐다.

―한국 정부 출범 사상 최단 기간 내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역대) 정상회담 중 가장 생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회담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5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동성명도 다시 읽어 봤는데, 올해 성명이 훨씬 더 강력해졌다고 느꼈다. 한·미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재확인했고,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는 매우 좋은 신호다. 특히 양국 국가안보실(NSC) 간 경제안보대화가 출범하게 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안보 문제에 대해 더 깊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한·미 동맹이 기존 안보 중심에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됐다.

“매우 긍정적인 결과라고 평가한다. 북한의 안보 위협으로 인한 동맹 관계에서 발전해, 더 많은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 문제가 중요하고, 북한의 도발 위협 역시 아직 존재하지만, 동맹 격상을 통해 한국이 전 세계에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경제안보에서의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한국은 (사드 배치 이후) 중국으로부터 경제보복을 당했다. 경제안보, 기술안보 분야에 있어 함께 논의하기로 한 것은 향후 이러한 보복을 미리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현대와 삼성이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는데, 이러한 경제협력은 경제안보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겪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는 사드 기지 정상화 등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반응이 어떨 것이라고 보는가.

“매우 부정적일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한국과 미국이 중국을 설득하는 데 시간을 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번에는 한·미가 중국에 ‘사드 시스템이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물론, 아마 힘든 시간이 될 거다.”

―미·중 전략경쟁이 계속되리라고 보는가.

“그렇다. 미·중 전략경쟁은 향후 보통의, 일반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이러한 전략경쟁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독특한 정책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는데,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수록 이런 전략경쟁이 당연한 것이 될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전략경쟁은 일상적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냉전 2.0’이라고도 하는데.

“구소련의 상황과 현재 중국의 상황은 다르다. 오늘날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받아 든 문제는 구소련 시대 때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지금 미국에 있어 최대의 과제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모두 ‘중국의 주변국’이라는 점이다. 또 이들은 중국과 활발하게 무역을 하는 등 경제 교류를 이어 가고 있다. 중국과 전략적인 경쟁을 이어 가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어려운 부분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은 무엇인가. 트럼프 행정부와 차이를 보이는가.

“정책은 유사하나, 스타일이 다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이 중국과 대립하는 상황을 많이 만들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한 것을 원치 않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사안에는 협력하고, 무역이나 경제 분야에서 경쟁이 필요한 경우에는 마다치 않을 것이다. 안보문제에서는 대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리더십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희망 사항(wishful thinking)이다. 코로나19 제로 정책에 대한 강력한 국내적 반발에 직면해 있지만, 시 주석의 리더십은 여전히 강력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으로 중·러 관계가 다소 멀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에는 굉장히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가 존재한다. 아마 그들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자신들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서구의 압박에 함께 직면해 있지만, 아마 기회 역시 살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0년 동안 민주주의 국가들이 쇠퇴한 반면 권위주의 국가의 수는 늘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에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비(非)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들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출범했다. 그러나 13개국만 참여한 상황인데, 이들 국가만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 보나.

“IPEF가 꼭 중국을 견제하는 용도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역내 경제에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현재 미국 내에 IPEF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IPEF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2.0 또는 3.0 버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IPEF가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IPEF에 참여하는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의 가장 큰 교역 파트너이고, 한국과 일본도 중국과 밀접하게 경제적 교류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IPEF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보나.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들에) IPEF가 현재 무역 협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IPEF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IPEF가 인도·태평양 전략 중 ‘번영’의 축에 포함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동맹국들에 최고의 번영을 가져다줄지는 의문이다.”

―쿼드 정상회의가 24일 개최됐다. 쿼드가 어떤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보는가. ‘쿼드 플러스’가 가능해질까.

“현재 인도가 쿼드 참여국을 늘리는 것에 매우 반대하고 있어서 일단 기존 4개국으로 이뤄진 쿼드 형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정 이슈들에 대해 기존 4개국 외 다른 국가들이 ‘콘택트 그룹’으로서 초대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쿼드’라는 명칭은 유지한 채 다른 국가들을 참여시키는 방법도 있다. 한국과 같이 미국에 중요한 파트너들은 특정 이슈에 대해 쿼드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미·중 전략경쟁, 북핵 도발,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이다. 만약 지금 누군가 역사를 기록한다면,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쇠퇴해 가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역사에는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군사력(미국)이 항상 동맹국과 함께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 역시 함께 적힐 것이다. 미국은 동맹국, 파트너와 협력해서 행동할 때 매우 강력하다. 한국 역시 이러한 포괄적 전략 계획에 참여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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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턴 칼리지 정치학 전공 △컬럼비아대 국제문제학 석사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위원 △미 국방장관실 중국 대외지역 장교 △합동참모본부 중국전략가 △주중미국대사관 무관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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