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과 25년간 우승 동행
한번도 ‘깃발’ 받아본적 없어

PGA챔피언십 우승 토머스
감사의 뜻으로 흔쾌히 선물


베테랑 캐디 짐 매케이가 필 미켈슨(이상 미국)에게 당한 25년의 설움을 8개월 만에 씻었다.

매케이는 1992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25년간 미켈슨의 골프백을 책임졌다. 매케이는 미켈슨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캐디였고 총 41차례나 우승을 함께했다. 이 중 메이저대회 우승도 5회다. 하지만 미켈슨과 매케이의 동행은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골프전문기자 앨런 시프넉은 자신이 쓴 미켈슨의 평전에서 “매케이를 대하는 미켈슨의 태도가 결국 둘이 갈라서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시프넉에 따르면 미켈슨은 2010년부터 5년간 도박에서 4000만 달러(약 506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잃었고,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탓에 매케이와 결별하는 등 문제를 겪었다. 미켈슨이 최근 PGA투어를 비난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원으로 다음 달 출범을 앞둔 LIV골프인비테이셔널 합류를 시사한 것도 재정난 해소를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매케이를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미켈슨의 오만은 저스틴 토머스(미국)의 PGA챔피언십 우승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났다. 토머스는 23일(한국시간) 대회에서 연장 끝에 우승한 뒤 18번 홀 깃발을 매케이에게 선물했다. 우승 대회의 18번 홀 깃발은 선수가 아닌 캐디가 챙기는 것이 골프계의 전통이다. 선수가 자신의 우승을 도운 캐디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켈슨은 달랐다. 단 한 번도 매케이에게 18번 홀 깃발을 건네지 않았다. 우승한 모든 대회의 18번 홀 깃발을 자신이 챙겼고, 가족의 유산으로 남겼다. 시프넉은 “전통을 따르지 않은 무례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시프넉은 “미켈슨이 매케이와 갈라선 뒤 우승했던 일부 대회의 18번 홀 깃발에 자신의 사인을 크게 해 전달했지만 매케이는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매케이는 미켈슨과 결별한 뒤 중계방송사의 코스 리포터로 활약했다. 토머스의 캐디를 맡은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이번 대회는 토머스와 매케이가 합작한 첫 우승이며, 토머스는 18번 홀 깃발을 매케이에게 줬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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