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동 인사이드

태평양·세종 등 ‘금융통’ 앞세워
“창 날카로워지면 방패도 두껍게”


“우리 로펌에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출신 변호사 있어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1호 지시로 서울남부지검에 합수단이 부활하자, 대형 로펌들이 이에 대비하기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앞다퉈 출범시키고 있다. 검찰의 금융·증권 범죄 수사 강화 추세라는 ‘창’에 맞서 합수단이나 금융당국 근무 경험이 있는 금융통들을 내세워 ‘방패’를 든든하게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이들은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나 시세 조종(주가 조작), 시장질서 교란 행위 등 사건에서 검찰 수사 전반의 트렌드나 기법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법정에서 세밀한 방어 논리를 세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한 장관이 취임사에서 합수단 부활을 지시한 지난 17일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TF’를 출범시켰다. 태평양은 “당국 출신의 전문가들을 전진 배치해 검찰 수사 단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TF에는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재직 당시 합수단 창설에 관여했던 정수봉(사법연수원 25기) 변호사와 2018년 남부지검 2차장 검사로 합수단 수사를 총괄 지휘한 경험이 있는 김범기(26기)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법무법인 화우도 전날 2019년 합수단장을 지낸 김영기(30기) 변호사를 필두로 ‘금융·증권 수사 대응 TF’를 꾸렸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사정 기능 강화 방침에 따라 이 같은 움직임은 로펌 전체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세종은 합수단 재출범에 발맞춰 기존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팀을 확대 개편한 ‘금융·증권범죄 수사대응센터’를 발족했다. 센터장에는 금융조사부 검사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파견 경험이 있는 신호철(26기·회계사) 변호사를 앉혔다.

율촌도 ‘금융자산 규제·수사 대응 센터’를 신설, 한국증권법학회·한국금융법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김학석(21기) 변호사를 센터장으로 뒀다. 특히 금융감독원 정보기술(IT) 감독국 출신의 핀테크 전문가 최정영 전문위원을 팀원으로 포함시켜 최근 루나·테라 사태와 같은 가상자산 관련 제재 및 수사에도 전문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바른 역시 기존 대응 조직을 재정비한 ‘금융·증권범죄 수사 대응 TF’를 15명 규모로 구성했다. 20년간 금융 분야에 집중하며 부실 사모펀드 사후 처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최진숙(28기) 변호사가 주축이다.

광장은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내 ‘특별사법경찰관팀’ 설치에 선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미 지난 4월 20여 명 규모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대응 TF’를 만들어 뒀다. 2018~2019년 남부지검 합수단장을 지낸 박광배(29기) 변호사를 포함해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조사 전문가를 대거 배치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때와 같이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로펌 차원의 대응책 모색은 당연하다”며 “창이 날카로워지니 방패도 두껍게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장서우·김무연 기자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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