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 사회부 기자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로톡에게 사형선고일 겁니다.”(대한변호사협회 고위관계자)

26일 변호사들이 ‘로톡’ 등 법률 광고 플랫폼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막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내부 규정이 위헌이란 헌재 판단이 나온 직후 로톡은 “로톡 가입 변호사에게 탈퇴를 압박하는 근거가 사라졌다”며 환영 성명을 냈다. 하지만 변협은 오히려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왜 같은 판결에 대해 양측이 전혀 상반된 해석과 행동에 나선 것일까.

변협이 헌재 판결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헌재는 전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변호사가 ‘변협의 유권해석에 위반되는 광고를 할 수 없다’고 금지하고 있는 변협 규정에 대해 “명확하게 규율 범위를 정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로톡은 변호사들이 로톡에 광고비를 내고 광고 의뢰를 금지하는 변협 규정으로 변호사들의 표현·직업의 자유와 플랫폼 운영자의 재산권이 침해당했다며 이번 헌법소원을 낸 당사자다. 변협이 지난해 5월 개정한 해당 규정을 근거로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해 징계를 착수하면서 4000명에 육박했던 로톡 변호사 회원은 반년여 만에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로톡 입장에선 숨통을 트이게 한 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헌재 관계자도 “헌재 결정은 로톡의 광고 행위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변협은 그러나 합헌이 난 다른 규정을 이유로 이번 판결에 사실상 불복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헌재에서 “경제적 대가를 받고 법률상담·사건 등에 관해 변호사와 소비자를 직접 이어주는 ‘연결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했다”며 이를 근거로 로톡 가입 변호사들을 징계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친 것이다. 변협은 여전히 로톡이 단순 광고 플랫폼이 아닌 중개·알선하는 불법 브로커 역할을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중개·알선은 변호사법으로 이미 금지돼 있고, 수사기관도 과거에 로톡 행위를 중개·알선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아전인수’ 해석만 하는 변협이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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