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시행…정부·지자체 신경전

타지에 기부시 세금 감면 제도
전산망 비용 70억 지자체 부담
인건비도 도맡아 불만 목소리
대도시엔 세수 감소 우려도 커


수원=박성훈 기자

일반 시민이 거주지 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금을 보낼 경우 세금을 깎아 주는 고향사랑기부제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가 시스템 구축과 운영 비용 분담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업무 수행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국비를 한 푼도 보태지 않고 지자체들에 모든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

기부에 따른 세액 공제 역시 기부자가 살고 있는 지자체의 몫이라 제도 운영을 둘러싼 지자체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지자체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내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시스템 구축 비용 70억3000만 원을 지자체들에 모두 돌렸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500만 원 이내에서 자신의 주소지 이외의 다른 지자체에 기부할 경우 기부금의 30% 안에서 답례품을 받고 세금을 일정 비율 공제받는 제도다.

개인 간 상호 부조를 통한 낙후 지자체 지원 취지로 만들어진 것으로, 지난해 10월 관련법이 제정됐고 내년 1월부터 제도가 시행된다.

행안부는 기부금의 모금과 접수, 답례품 제공을 위한 전산 기반의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산하기관인 한국지역정보개발원에서 이를 맡아 운영하도록 했다.

행안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과 통합지원센터 운영 등 유지관리 비용도 전액 지방비로 부담토록 해 지자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전담 인력을 둘 수도 있는데 관련 인건비 역시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도권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비용과 운영 관리 업무가 전적으로 우리 몫이라는데 정부가 법정 사무운영을 너무 ‘나 몰라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세액공제의 경우 기부자의 주소지 지자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대도시의 경우 잠재 기부자가 많은 만큼 세수도 더 많이 빠져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인구가 모여드는 서울·경기권이나 부산 등 광역시의 경우 세수 감수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재정 상황이 열악한 시·군의 경우 홍보 역량이나 답례품의 경쟁력 또한 낮아 기부금의 ‘부익부 빈익빈’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자체별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돈이 꽤 많이 들기 때문에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해당 업무도 지방자치 사무이기 때문에 지방비로 구축·운영비를 편성하도록 한 것”이라며 “세액 공제 역시 지방비는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국세인 만큼 지자체들만 손해를 본다고 주장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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