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이제 대중문화를 넘어 ‘K-헤리티지(K-Heritage)’, 즉 전통문화로도 향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매주 월요일 해외에 나가 있거나 환수된 우리 문화재를 소개한다.

니컬러스 케이지(Nicolas Cage), 리어나도 디캐프리오(Leonardo DiCaprio), 보이 조지(George Alan O’Dowd),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Rosemond Taylor)-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국적이나 성별, 직업이 아니라, 바로 문화유산 불법거래다. 니컬러스 케이지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몽골에서 불법 반출된 공룡 화석을 놓고 경쟁했다. 보이 조지는 키프로스의 교회에서 약탈당한 예수의 성상화를 구입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나치의 유대인 박해로 상실된 빈센트 반 고흐의 풍경화를 구입해 곤란을 겪었다.

문화유산 불법거래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순수한 수집 욕구도 불법거래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의 도난품 관련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43년 ‘연방도품법(NSPA)’은 도난품 몰수를 쉽게 만들었고, 연방대법원이 확립한 ‘매클레인 법리(McClain doctrine)’는 매장문화유산의 무단 반출에 ‘도난’의 법리를 적용해 강력한 제재를 부과한다. 특히, 처벌 여부와 별개로 도난 물품을 몰수하는 민사몰수제도는 미국의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문화재청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간의 수사 공조가 추진됐다. 호조태환권 원판(2010∼2013), 대한제국 국새 등 인장 9점(2013∼2014·사진·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문정왕후어보·현종어보(2013∼2017) 등이 수사 공조를 통해 환수됐다. 2014년에는 이를 체계화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미국 이민관세청(ICE)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환수보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미국 수사관들이 한국의 국새(國璽)와 어보(御寶)가 갖는 역사적 상징성과 특성을 정확히 이해했다는 것이다. 문화유산 불법거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김병연 문화재청 국제협력과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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