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공동 연구팀, 논문 4000만 건 분석해 출판사 카르텔 밝혀

포항=박천학 기자

최근 돈만 내면 수준에 부합하지 않는 논문도 출판해 주는 부실 학술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출판사가 부실 학술지의 인용을 ‘뻥튀기’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우성 포스텍(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물리학과 교수와 유택호 포스텍 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 연구소 박사, 윤진혁 숭실대 인공지능(AI) 융합 학부 교수, 박진서·이준영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박사 공동연구팀은 4000만 건의 학술논문을 분석해 출판사 내부의 조직적인 인용 카르텔을 최초로 밝혀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데이터 분석 등을 한 결과 부실 학술지는 정상치보다 최대 1000배까지 인용을 부풀렸으며 부실 학술지의 전체 인용 중 20%가 같은 출판사에서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논문을 많이 내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존 양적 평가에서는 언제나 부실 학술지의 유혹이 있다”며 “의도적으로 부실 학술지를 이용해 성과를 부풀리는 연구자도 있지만, 상당수 학자는 부실 학술지임을 알지 못하고 이득도 취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교묘한 광고에 속은 피해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선량한 다수의 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부실 학술지와 출판사를 선별하고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질적 평가로 분류하는 인용 지수(Impact factor) 역시 부정행위가 가능한 양적 지표로 전락하고 있다”며 “양적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연구자에게 부실 학술지 정보를 제공하는 ‘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SAFE)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인포메트릭스’(Journal of Informetrics)에 최근 게재됐다.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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