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 계열 바이러스인 원숭이두창(monkeypox) 감염이 유럽과 미주 등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면서도 관련 정보가 충분치 않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자먼드 루이스 WHO 긴급 대응 프로그램 천연두 사무국장은 30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이 팬데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질의에 “잘은 모르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그는 “현재로서는 세계적인 팬데믹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국장은 ‘경계를 강화하되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WHO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루이스 국장은 아직은 원숭이두창 감염과 관련한 정보가 충분치 않다는 점을 시인하기도 했다. 바이러스가 정확히 어느 정도로 퍼져있는지, 무증상 감염 사례가 있는지, 홍역이나 코로나19과 마찬가지로 공기 전염이 가능한지 등이 아직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수십 년간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난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가 들어온 이후 유럽·북미·중동·호주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WHO는 지난 26일 기준으로 비풍토병 지역 23개국에서 257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의심 사례는 최대 127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비풍토병 국가의 사망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감염사례가 대부분 동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들 위주로 발생한 것임에도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전파 경로가 성관계에 의한 것인지 밀접 접촉에 따른 것인지 확인된 바가 없는 상태라고 루이스 국장은 전했다. 또 그는 성적 지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잠재적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일반 사람들에 대한 위협 수준은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천연두 계열 바이러스인 원숭이두창은 기존의 천연두 백신으로 85%의 예방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비풍토병 지역 국가들은 천연두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