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전’첫날 신촌 등 가보니

113만여 곳에 7조원 실제지급

“손실보전금 받으니 좋긴하지만

지금은 팔아도 남는게 없는판”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명물거리의 주점 밀집 골목에 적지 않은 행인들이 보인다.  김호준 기자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명물거리의 주점 밀집 골목에 적지 않은 행인들이 보인다. 김호준 기자



“손실보전금을 받으면 물론 좋죠. 그렇다고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송승현(37) 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송 씨는 “식용유와 밀가루값이 각각 30%, 20%가량 오른 상황에서 거래처로부터 양파값도 20% 정도 올리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음식값을 올리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는데 조만간 어쩔 수 없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코로나19 영업시간 제한 해제와 손실보전금 지급에도 불구, 걷잡을 수 없이 오르는 원가 부담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3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손실보전금 첫날 신청 대상인 161만 개 업체 중 약 80.7%인 130만 개 업체가 신청을 완료했다. 실제 지급은 113만5000개 업체에 총 7조 원가량이 이뤄졌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서대문구 신촌역 일대, 노량진동 등 주요 상권의 상인들은 “밀린 빚과 임대료, 원가 부담 등을 고려하면 손실보전금을 받아도 남는 게 없다”며 “결국 음식값을 올리거나 양을 줄이는 방법 등을 통해 버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량진동에 있는 한 호프집은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9개 테이블 모두 만석이었다. 호프집을 운영하기 전 편의점을 하다 폐업했다는 가게 주인 박모(여·56) 씨는 “본사와 5년 운영하기로 계약했던 편의점도 3년 정도 운영하다 손해를 감당할 수 없어 폐업했는데, 이번에 받은 손실보전금에 돈을 더 보태 약 2500만 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할 처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골목도 평일 저녁임에도 일부 라운지 바는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이태원에서 7년간 맥줏집을 운영해 왔다는 김재한(48) 씨는 “아직 도매상에 줄 물건값이 수천만 원이나 쌓여 있어 손실보전금 600만 원이 들어오면 모두 갖다 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이 밀집한 신촌역 일대의 치킨집과 헌팅포차는 늦은 시간에도 10명 이상 단체 손님들로 북적였다. 전통주점을 하는 장모 씨는 “단골손님들이 따져 물을 때가 많아 미안함과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손실보상금이 대거 풀리면 가뜩이나 불이 붙은 물가에 기름 붓는 꼴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도 했다.

최준영·김호준 기자
최준영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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