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저녁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 소감을 밝힌 후 선거사무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저녁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 소감을 밝힌 후 선거사무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6·1 지방선거 - 민주당 연패 후폭풍

혁신 싸고 계파간 주도권 싸움
586용퇴론 등 쇄신 진통 예고

친문계, 일제히 李책임론 제기
이낙연 “광주도 우릴 탄핵한 셈”

친명계, 李구심점으로 재건 주장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6·1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면서 리더십 부재 속에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첨예하게 불거지고 있다. 잇따른 패전에 반성과 쇄신을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지만 서로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리며 당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박지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대위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지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대위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비공개 비대위 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결과를 둔 논의 끝에 전원 사퇴를 의결했다. 비대위가 총사퇴하면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분간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당 대표 자리를 오랫동안 비울 수 없다는 판단하에 조기 전당대회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전당대회 이전에 새로운 혁신 비대위를 세워 당 쇄신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대위 책임론 이후에는 선거 과정에서 떠오른 ‘586 용퇴론’ 등을 포함한 당 쇄신 작업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민주당 혁신의 주체인지 아니면 오히려 쇄신의 대상인지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문(친문재인)계로 꼽히는 신동근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패배 책임자들이 어떤 반성과 성찰의 시간도 없이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선을 책임질 비대위를 만들었다”며 “새로운 비대위는 명실상부한 혁신 비대위로,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해 혁신 비대위 구성을 결의하고 당 전반에 대한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의원은 “사욕과 선동으로 (민주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처럼 당내에서 여러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는 기저에는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계 간의 당권을 둔 주도권 싸움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친문계 의원들은 일제히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위원장의 책임론을 키웠다. 신 의원은 “숱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의 요구’를 포장해 이 위원장과 송영길 후보를 ‘품앗이’ 공천해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 2’로 만들었고 ‘이재명 살리기’ 프레임으로 만들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친문계 의원도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대선 이후 제대로 된 반성과 성찰 없이 0.73%포인트 차이라는 신기루 숫자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오만함에 도취돼 민심을 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 위원장 측에서는 그나마 이 위원장이 선수로 나섰기에 경기지사 선거를 이길 수 있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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