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3선에 성공한 조희연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후보자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3선에 성공한 조희연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후보자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6·1 지방선거 - 교육감 진보 9곳·보수 8곳 당선

조희연 단일 진보후보로 승리
보수 3인 분열 ‘예고된 패배’

보수 약진…진보 14곳→9곳
‘진보교육감 독주시대’ 마감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된 임태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선거사무소에서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된 임태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선거사무소에서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후보들이 약진했지만, ‘수도 교육’을 책임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선 보수 진영이 내부 분열로 패배했다. 보수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50%를 넘을 만큼 보수 표심이 높았으나, 보수 진영은 분열로 3연속 패배했다.

보수 후보가 승리한 지역에선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진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그동안 진보 진영에서 추진했던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 등 전교조 중심의 교육 정책이 존폐 위기를 맞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현 교육감이자 진보진영 조희연 후보가 38.10%를 득표해 당선됐다. 조전혁 후보는 23.49%, 박선영 후보는 23.10%, 이어 조영달 후보는 6.63%, 윤호상 후보는 5.34%, 최보선 후보는 3.30%였다. 중도·보수진영 조전혁·박선영·조영달 후보 중 조전혁·박선영 두 후보의 득표율만 합해도 46%가 넘어 조희연 후보보다 높았지만, 단일화 실패로 또다시 조희연 후보가 어부지리를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후보 분열로 인한 패배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18년 선거에서는 조희연 후보가 46%, 박선영 후보가 36%, 조영달 후보가 17%를 얻어 중도·보수 진영에 대한 민심이 더 셌음에도 패배했다. 2014년 선거에서도 조희연 후보는 39%로 당시 보수 진영의 문용린 후보 30%, 고승덕 후보 24%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10년 독주 진보 교육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결과로 나타났는데, 서울과 세종, 충남은 보수 분열로 인해 국민 민의를 왜곡시켰다는 점에서 안타깝다”며 “보수 후보들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지역은 보수 후보가 대거 당선됐다. 2018년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던 14곳 중 경기·충북·부산·울산·경남·제주에서 이번에 보수 단일후보가 출마했는데, 4년 전엔 단일화에 실패해 보수 진영에서 2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했던 곳이다. 단일화로 보수 대 진보 후보가 일대일로 맞붙었고, 이 중 경기·충북·부산·제주 등 4곳에서 보수 후보가 이겼다. 결과적으로 진보 교육감은 서울(조희연)·인천(도성훈)·광주(이정선)·울산(노옥희)·세종(최교진)·충남(김지철)·전북(서거석)·전남(김대중)·경남(박종훈) 등 9개 시·도에서, 보수 교육감은 부산(하윤수)·대구(강은희)·대전(설동호)·경기(임태희)·강원(신경호)·충북(윤건영)·경북(임종식)·제주(김광수) 등 8개 시·도에서 당선됐다.

진보 교육감은 현재 14명에서 9명으로 줄고, 보수 교육감은 3명에서 8명으로 늘며 보수가 약진했다.

보수 교육감 약진으로 진보 일색이었던 교육 현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전국 곳곳에서 기초학력 강화를 위한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보수 후보들은 학업성취도 진단평가의 강화를 통해 기초학력을 신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만큼 경쟁 교육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진보 교육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 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고교학점제와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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