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양산지역 단체장 선거에서 노무현·문재인 두 전직 대통령 효과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해는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어 ‘낙동강 교두보’로 불릴 만큼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 잡았으나 12년 만에 시장 자리를 내줬다. 양산 역시 지난달 퇴임한 문 전 대통령의 귀향 효과가 기대됐으나 현직 민주당 시장은 약 24%포인트 차이로 국민의힘 후보에 맥없이 무너졌다.
6·1지방선거 개표결과 김해시장에는 홍태용(사진) 국민의힘 후보가 11만4735표를 얻어 현 시장인 민주당 허성곤 후보(8만5534표)를 14.59%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김해시장에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2010년 지방선거 이후 12년 만이다. 노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 퇴임해 김해 봉하마을로 귀향하고 2009년 5월 서거하면서 김해는 민주당의 성지로 떠올랐다. 이듬해 치러진 2010년 지방선거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 열기 등이 작용해 민주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고, 민주당은 이후 10년 넘게 시장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김경수·김정호(재선) 등 민주당 국회의원도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노 전 대통령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민들은 국민의힘 후보를 시장으로 선택했다. 김해지역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8자리 중 7개를 국민의힘이 가져갔다.
지난달 23일 경남 진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권양숙 여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헌화하기 위해 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산시장 선거도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해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으나 현직 민주당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에 큰 격차로 패해 문 전 대통령 귀향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김일권 시장은 4만8818표(35.70%)를 얻어 8만1804표(59.82%)를 얻은 국민의힘 나동연 후보에 무려 24.12%포인트 차이로 대패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전까지 양산시 매곡동 사저에 살았으나 퇴임을 앞두고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사저를 신축해 지난달 10일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