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5분 만에 상담 신청 러軍, 세베로도네츠크 80% 장악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에프)의 최대 어린이 병원인 오흐마디트 병원에서 열린 ‘국제 어린이 보호의 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연합뉴스·EPA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에프)의 최대 어린이 병원인 오흐마디트 병원에서 열린 ‘국제 어린이 보호의 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연합뉴스·EPA


우크라이나 사태가 2일로 99일째에 접어들면서 참혹한 전쟁의 이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보육원 대부분이 파괴되자 입양 절차를 단순화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최대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의 80%를 러시아군이 장악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등 전황도 급하게 돌아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코스티안틴 코셀렌코 우크라이나 사회정책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1만70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며 “하지만 지나치게 복잡한 입양 절차로 양부모가 되겠다는 사람은 몇 배가 적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선 입양 희망자가 온라인으로 5분 안에 상담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어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15일 이내에 대면 또는 온라인 상담을 진행하도록 했다. 사회정책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706개 보육원 가운데 약 40%가 폭격으로 무너졌고, 6505명의 어린이가 갈 곳을 잃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에프)의 최대 어린이 병원인 오흐마디트 병원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어린이들이 ‘국제 어린이 보호의 날’ 행사에 참여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EPA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에프)의 최대 어린이 병원인 오흐마디트 병원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어린이들이 ‘국제 어린이 보호의 날’ 행사에 참여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EPA


전황도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흐르고 있다. CNN 등은 이날 세베로도네츠크의 80%가 러시아군 통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보급로로 꼽힌다. 이르면 올여름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과 남부 헤르손, 자포리자에 대한 병합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수백 명의 러시아 병사가 탈영하고 전투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러시아군 기강 해이 문제가 잇따르며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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