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분야 강소기업들 육성 통해 5년간 1만3902명 일자리 창출 2조9974억 생산유발효과 기대
오류동·경서동 일대 특구 조성 ICT기반 오염처리 기업 집적화
폐비닐 분해통한 정제유 생산 등 한국판 그린뉴딜 성장동력 되게
인천대 환경융합학과 학생들이 실험실 창업사업으로 개발한 선박대기오염배출량산정시스템(PAQman(c))에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해외 20여 개 항만에 적용해 사업화 할 예정이다.
인천 = 글·사진 지건태 기자
인천 서구가 지난달 초 국내 13번째 ‘강소연구개발특구’(강소특구)로 지정됐다. 환경특별시를 표방해 온 인천시는 이곳 특구를 중심으로 환경 분야의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자동차와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산업 분야의 기업을 유치해 집적화한 경우는 많았지만 환경 분야의 기업만을 집적화하는 것은 인천이 처음이다. 특히 특구로 지정된 인천 서구 일원은 기피 시설인 수도권매립지와 광역소각장 등 폐기물 처리 시설과 각종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영세업체가 밀집한 곳이다. 시는 이들 시설과 기업을 테스트베드 삼아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탄소 중립에 필요한 환경 기술을 개발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5년간(2022∼2026년) 1만3902명의 고용창출과 함께 2조9974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한다. 또 특구 내 124개의 기존 입주기업과 함께 309개의 신규 업체를 입주시켜 5년간 누적 매출액 11조1126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13번째 강소특구 =‘강소특구’는 지역대학과 같은 기술 핵심기관을 중심으로 시·군·구 단위의 소규모 연구개발 단지를 지정·육성하는 제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9년 경남 김해·진주·창원, 경북 포항, 경기 안산, 충북 청주 등 6곳을 시작으로 2년여간 전국에 12곳의 강소특구를 지정했다. 이들 강소특구 내에선 지역별 특화분야에 한해 규제 특례와 세제 혜택, 기술사업화 자금과 같은 행·재정적 지원이 이뤄진다. 최근 2년간 이들 강소특구 내에서 이뤄진 고용 창출 사례는 1083명, 공공기술이전과 기술개발이 창업으로 이어진 사례도 각각 396건과 240건에 달한다.
인천시는 서구 오류동과 경서동 일원 2.22㎢ 규모의 강소특구에 미래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환경오염 처리와 혁신적인 관리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과 연구기관을 집적화할 계획이다. 이미 기술핵심기관인 인천대를 중심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5개 연구기관과 124개 기업이 입주했다. 앞으로도 환경 분야에 기술력을 인정받는 국내외 309개의 신규 업체가 입주해 수질과 대기 등에서의 환경오염 측정·처리, 각종 폐기물의 자원화와 대체물질 개발, 인공지능(AI) 기반의 환경관리 기술 등을 사업화하게 된다. 시는 2024년까지 이들 기업과 기관에 모두 240억 원(국비 16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한다.
◇‘환경특별시’ 인천 = 인천의 강소특구는 지난 30년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각종 쓰레기를 매립한 수도권매립지에 인접해 있다. 이곳 매립지 주변에 ‘환경’과 ‘자원’이란 명칭이 들어간 폐기물 중간처리업체만 수십여 곳에 달한다. 이 때문에 환경을 특화한 특구 지정에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인천시는 환경 시설이 더는 기피 대상이 아닌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지역 주민을 설득, 2019년 4월에 특구 조성 계획을 확정했다. 이어 3년여에 걸쳐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등을 유치해 특구 지정에 필요한 요건을 갖췄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환경’ 산업 분야에 특화된 점도 강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미세먼지, 수질오염, 폐기물 등 각종 환경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해외 협력과 네트워크 운영도 가능하게 했다. 인천시는 이곳 강소특구를 기반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저탄소사회 구현 등 지역 범위를 넘어선 국가적 범위의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환경특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다.
공기정화식물과 광물질필터를 이용한 친환경 실내공기 정화시스템.
◇한국판 그린뉴딜 =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전 세계 120개국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2020년도 기술 수준 평가’ 보고에 따르면 국내 환경기술 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 대비 81.1%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대응 기술은 미국이 보유한 기술 수준의 70%로 그 격차가 5년에 가깝다. 또 폐자원 재활용 기술은 유럽연합(EU) 기술 수준의 80%로 3년의 격차가 있다. 쓰레기 소각장 하나를 지어도 외국 선진 시설을 견학해야 하는 이유다.
인천시는 특구 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환경 분야 강소기업을 육성, 선진국과의 환경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이곳의 한 벤처기업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분해·처리해 친환경 정제유를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해 영국 등 해외 기업과 기술이전 및 수출협약을 맺었다. 또 다른 벤처기업은 바이오매스(펠릿)를 연료로 기존 공업용 석탄보일러를 대체하는 스팀보일러를 개발해 베트남 등에 수출했다.
안영규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국내 환경 분야 기술사업화의 거점인 인천의 강소특구가 ‘한국판 그린뉴딜’을 이끌어갈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