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 출범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높은 지지율을 발판 삼아 서울시의원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큰 격차로 승리를 거뒀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시의회 110석 중 102석을 석권하며 압승했던 민주당은 자치구 25곳 중 10곳에서 1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며 4년 만에 소수정당으로 전락했다. 애초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 시장에게 큰 폭으로 지지율이 밀린 데다, 동대문 등 일부 자치구에서 공천을 둘러싸고 지역 국회의원과 출마 예정자 간 갈등이 노골화돼 본선에서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점이 민주당 몰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1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의 오세훈 시장은 59.05%의 득표율(260만8277표)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39.23%·173만3183표))에 압승을 거뒀다. 오 시장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은 서울 구청장 25곳 중 17곳에서 승리했으며, 서울시의원 선거에서도 112석 중 3분의 2가 넘는 76석을 휩쓸었다. 7월 1일부터 민주당은 시의회 내에서 36석 규모의 미니 정당이 된다.
민주당은 4년 전 보수 성향이 강하고 부동산 시장 영향을 크게 받는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에서 구청장·시의원 당선자를 다수 배출하며 약진했지만, 이번엔 등돌린 민심을 절감해야 했다. 민주당 현역 구청장이 있는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구청장·시의원 후보가 모두 낙선했다. 강남·송파구청장은 각각 조성명·서강석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으며 이 지역 시의원 12명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채워졌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내리 4선을 했던 강동구에서도 구청장과 시의원 5명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바뀌었다. 2018년 민주당 돌풍 속에서도 유일하게 국민의힘 구청장이 당선됐던 서초구 주민들도 구청장·시의원 4명 모두 국민의힘 인사들로 선택했다.
대선 패배 등 어려운 여건 속에 지방선거를 맞았음에도 공천을 둘러싸고 각 지역에서 잡음이 크게 발생한 점은 또 다른 패배의 원인으로 꼽힌다. 동대문구에서는 구청장 경선이 진행도 전에 지역 당원 명부가 특정 후보에게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정성 시비’가 확대됐고, 지역 국회의원의 특정 후보 편들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결국,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동대문구 시의원 4명 모두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선됐다. 강동구에서는 아예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공정한 경선관리를 기대할 수 없다”며 지역 국회의원을 비난한 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이동진 구청장이 3선을 한 곳으로 오기형·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도봉구에서도 구청장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김용석·김동욱 후보 간 갈등으로 인해 본선에 나서는 후보가 확정되고 나서도 지지세가 제대로 모아지지 못하고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용석 구청장 후보의 낙선과 함께 시의원 4명 모두가 국민의힘 후보로 채워졌다. 이밖에 중구·용산·영등포·동작구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의 열세 속에서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며 제대로 된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며 “일부 지역에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무리한 ‘자기사람 심기’ 공천 시도에 대한 반발이 컸던 점도 전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