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개표 초반 열세를 딛고 역전에 성공해 당선이 확정된 직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엄지를 들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개표 초반 열세를 딛고 역전에 성공해 당선이 확정된 직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엄지를 들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6·1 지방선거 - 피말렸던 경기지사 개표

김은혜, 한때 5%P차 앞섰지만
부천·화성 등 서남부서 뒤집혀
격차 줄어 ‘정권안정 표심’ 분석

김동연“변화 바라는 도민 열망”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기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당선인은 9시간의 피 말리는 접전 끝에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막판에 추월, 0.15%포인트 간발의 차이로 앞서는 ‘진땀승’을 거뒀다. 불과 8913표 차이였다. 김 당선인은 개표 초반 한때 5%포인트가량 차이로 김은혜 후보에게 뒤졌지만, 2일 오전 5시 32분을 기점으로 역전했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대선에 이어 경기에서 또 한 번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5%포인트가량 벌어진 당시와 비교해 이번에는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면서 ‘정권 안정론’으로 경기 유권자 일부 표심이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김 당선인(49.06%)과 김은혜 후보(48.91%)의 차이는 0.15%포인트로 집계됐다. 득표수로 보면 김 당선인이 282만7593표를 획득했고, 김은혜 후보는 281만8680표를 얻었다. 8913표로 승부가 갈린 것이다. 개표 초반만 하더라도 김 당선인의 패색이 짙어 보였다. 전날 오후 7시 30분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지상파 3사와 JTBC도 0.6∼0.9%포인트 차이로 김은혜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측했다. 개표 초반인 오후 10시 20분(개표율 10%)에는 김 당선인의 득표율이 46.25%로 김은혜 후보(51.60%)에 5.35%포인트 뒤지기도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2일 오전 6·1 지방선거에서 8시간 넘게 걸린 밤샘 개표 끝에 0.15%포인트 차로 패배하자 지지자들과 위로와 격려의 악수를 나누면서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선거사무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2일 오전 6·1 지방선거에서 8시간 넘게 걸린 밤샘 개표 끝에 0.15%포인트 차로 패배하자 지지자들과 위로와 격려의 악수를 나누면서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선거사무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득표 격차는 2일 0시를 기점으로 조금씩 좁혀졌다. 김 당선인의 득표율은 이날 0시 30분쯤까지만 해도 김은혜 후보에 2%포인트 뒤졌다. 그러나 오전 1시쯤부터 1.4%포인트로 격차가 준 이후부터 간격이 좁아지기 시작하더니 개표 9시간가량 뒤인 오전 5시 32분 대역전에 성공했다. 289표 차였다. 김 당선인은 역전 직후인 오전 5시 40분 상황실에 도착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은혜 후보는 오전 6시쯤 격차를 800표가량으로 좁히며 다시 맹추격에 나섰지만, 끝내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KBS는 오전 7시 4분 ‘당선 확실’로 판정했다.

승부는 경기 서남부 벨트에서 갈린 것으로 보인다. 밤새 진행된 개표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히는 부천과 화성 등의 개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디게 진행됐다. 이들 지역의 개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김 당선인의 득표수가 막판에 급격하게 증가, 역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 당선인은 부천과 화성에서 김은혜 후보보다 각각 2만7221표, 2만111표 더 많은 표를 획득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성남시장·경기지사를 지내며 ‘이재명의 정치적 고향’이라 불리는 경기는 지난 대선 당시 이 위원장(50.94%)이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45.62%)을 5%포인트 이상 앞섰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 격차가 1%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지면서 ‘정권 안정론’으로 표심이 이동했다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 당선인은 “오늘의 승리는 변화를 바라는 도민과 국민 여러분의 간절함과 열망이 어우러진 것”이라며 “앞으로 도정을 운영하면서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두 후보 외에 무소속 강용석 후보는 득표율 0.95%(5만4758표)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강 후보 출마에 따른 보수 분열이 김 당선인 당선에 ‘1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일부 강성 지지자들의 비판이 나왔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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